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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금융위기 재발 방지와 규제 강화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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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들의 '외환건전성' 감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어제 국회에서 열린 경제정책포럼에 서 "국내 은행에는 상당한 정도의 외환 유동성 규제를 실시하고 외국은행 국내지점에는 외환포지션에 대한 보고 의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은행의 중장기 외화대출 대비 외화차입금 비율을 현행 80%에서 단계적으로 100%까지 올리고 외화자산의 2% 이상을 안전자산에 투자토록 하는 것 등으로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건전성 제고방안을 이번주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신용평가회사와 외신들이 '한국의 은행들이 단기에 너무 많은 외화를 빌려와 장기로 운용하면서 외환 리스크를 키운다'고 지적했던 것을 감안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지만 증시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 우리 경제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었다. 바로 외채의 절대 규모보다는 외화 차입과 대출간 만기가 일치하지 않는 데 따른 위험성이 부각된 탓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은행들의 무분별한 외화 차입을 비롯, 외환 운용에 일정한 제동을 걸기로 한 것은 필요한 조치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사실 세계경제가 위기를 벗어났다지만 불안 요인은 아직도 널려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문제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위험성도 남아 있다. 우리 외환보유액이 27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아직도 충분한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정부의 외환건전성 규제가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경직적일 경우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의 선물환을 매입한 은행들이 이를 헤지하기 위해 외화를 차입하는 부분은 만기에 자동적으로 해소되는 만큼 차입비율 규제에서 다소 신축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일반 외채와 똑같이 규제할 경우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건전성 감독은 강화하되 외환거래를 필요 이상으로 위축(萎縮)시키지 않는 묘책을 찾는 것이 정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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