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는 성공했지만 남편과 이혼을 앞둔 오현경,남편은 있지만 늘 애인을 끼고 사는 성형미인 최송현,무능력하면서도 바람둥이인 남편 때문에 힘들게 살아야 하는 직장인 이아현.세 여인의 남편들이 우연히 같은 날 각자 다른 이유로 출장을 떠났다가 한곳에서 사고로 죽거나 실종된다. 세 여인은 남편의 자리를 느끼면서 새로운 문제들에 맞닥트린다. 드라마는 이들을 지켜보는 송선미를 포함해 결혼 경험이 있는 네 여인의 삶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CJ미디어의 오락채널 tvN이 13일 밤 12시 첫 방송한 12부작 미니시리즈 '미세스타운'은 미드 '위기의 주부들'의 한국 버전으로 보인다. 오는 27일에는 CJ의 맞수인 온미디어가 OCN을 통해 '조선시대 CSI'라 할 수 있는 8부작 미니시리즈 '조선추리활극-정약용'을 내보낸다. 국내 양대 케이블채널인 CJ미디어와 온미디어가 매주 금요일 밤 12시 국산 미니시리즈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금요일 밤 12시 이후 시간대는 케이블 채널의 프라임타임.지상파 드라마들이 끝난 뒤 시청자들이 채널을 케이블로 돌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두 시리즈는 양사가 올 들어 처음으로 내놓은 자체 제작물들이서 방송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미세스타운'은 CJ미디어가 제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주제작사를 통하지 않고 케이블방송사 최초로 직접 제작한 드라마다. 제작비는 편당 1억5000만원으로 지상파채널이 드라마 판권 확보를 위해 투입하는 금액과 비슷하다. 오현경 이아현 송선미 최송현 등 중견 여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고,남해안 통영에선 플라잉캠(헬리콥터에 카메라를 부착해 촬영)을 사용하는 기법으로 촬영하는 등 각별히 공을 들였다.



온미디어의 '조선추리활극-정약용'은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정약용을 '셜록 홈즈'를 뛰어넘는 천재 탐정으로 내세운 퓨전추리사극.요즘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200여년 전 시대로 돌아가 재구성된다. 연예계 스캔들,이혼과 불륜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관료들의 비리와 자살,대형실업난과 경제난,생계형 범죄 등을 각색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계획이다. 온미디어는 외주제작사 코엔스타즈에 편당 1억3000만원을 줬다.

양사는 자체 드라마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선보였던 자체 제작물의 시청률은 1~3%로 해당 방송사 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케이블방송 HBO와 TNT 등도 자체 제작한 '섹스&더 시티''밴드 오브 브라더스''클로저''번 노티스'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반면 외부에서 구입한 드라마와 영화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지만 2~3년 뒤 판권 재계약을 해야 한다. 방영권 수출이나 DVD 등 부가 판권 수익은 기대할 수도 없다.

'미세스타운'의 박지영 PD는 "자체 드라마가 시청자와 접점이 맞아떨어졌을 때 파급효과는 강력하다"며 "채널 인지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