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옵션만기일을 의식한 대량 프로그램 매물에 닷새 만에 하락했다. 장 마감 동시호가 때에만 20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코스피지수를 10포인트 넘게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는 12일 22.09포인트(1.39%) 급락한 157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16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옵션 만기 부담에 외국인이 현 · 선물을 동반 매도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 하락세로 반전했다.
외국인은 이날 정보기술(IT)과 금융 운수장비 등을 중심으로 1300억원이 넘는 매물을 내놓으며 이틀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선물시장에서도 초반 매수세를 접고 1879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장 마감 전 1시간 동안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선물가격이 급락하자 프로그램 매매가 200억원 순매수에서 2438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초 옵션 만기와 관련해 예상됐던 매물 규모가 많지 않아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물(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수급상 부담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1000억원가량의 비차익 매도에 막판 투신권 매물까지 더해져 비차익 거래로만 2658억원의 매물이 나왔다"면서 "이는 포트폴리오 교체가 아닌 보유 주식의 비중 축소로 볼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