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양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정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효성은 12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의향을 철회키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효성측은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하이닉스가 국내 산업자본에 매각돼야 한다는 대승적인 관점과 효성의 기존사업을 재편해 메모리 반도체 및 전자소재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그룹으로 거듭나고자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효성측은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한 특혜시비 등 전혀 사실무근인 시장의 오해와 억측, 루머 등으로 공정한 인수 추진이 어렵게 됐다며 인수의향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양사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는 효성의 불확실한 재무 능력 및 시너지 효과 우려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서도원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라는 대한 부정적인 요인이 해소됐다"며 "하이닉스의 주가는 매각 재추진과 관계없이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D램 가격의 급등으로 수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

서 위원은 "반도체 가격의 상승과 세계 반도체시장의 DDR3로의 빠른 제품전환이 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효성의 재무적 능력과 하이닉스와의 시너지효과 우려 등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악재가 해소됐기에 하이닉스 주가는 단기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이달 고점을 찍은 후 12월부터 빠질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본다"며 "하이닉스의 주인찾기는 원점으로 돌아왔고 국내에서는 나설 업체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채권단의 매각 추진이 장기간 표류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효성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하이닉스 인수 시도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효성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 펀드들이 많았고 효성의 분석을 중단한 증권사들도 많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효성을 다시 편입한는 펀드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수급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하이닉스 인수 시도로 기업이미지가 훼손된 부분들이 있지만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9분 현재 효성은 전날보다 1만원(14.51%) 오른 7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 스도 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한민수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