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미첼 바첼레트 헤리아 칠레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2시간동안 한 · 칠레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2004년 한 ·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두 나라의 교역액이 4배나 증가하는 등 상호 윈-윈의 결과를 거뒀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도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칠레가 엄청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 에너지의 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칠레의 천연자원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한 상생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남극대륙으로 초청하고 싶다"며 "물류기지센터 건립 등 남극 개발과 관련한 양해각서도 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칠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에너지 · 자원,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칠레 진출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칠레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차 한 · 칠레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우리나라와 중남미 국가 간의 경제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한 · 중남미 고위급 포럼'도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 1차관은 "수출에 힘입어 압축성장을 해온 한국이 무역금융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중남미 개도국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대 중남미 무역구조가 브라질 멕시코 등에 치우쳐 있고 수출 제품도 자동차,선박,전자제품 등에 몰려 있다"며 교역과 상품의 포트폴리오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민 수출입은행 부행장은 "공적개발원조(ODA)도 중요하지만 중남미 국가 자체적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 조달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신영/홍영식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