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 · 중 양국 본사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피드메이트와 철광석 트레이딩 사업부의 핵심 인력 및 조직을 내년 초 중국으로 이전하는 등 사업별로도 핵심 거점을 중국에 두기로 했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중국 중심 사업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한 · 중 '듀얼 본사' 체제를 내년부터 실시하고,장기적으로 중국 본사에 무게 중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얼 본사는 중국HQ(헤드쿼터)와 한국HQ,그리고 두 조직을 총괄하는 글로벌HQ(비중국 외 해외 사업도 담당) 등 세 축으로 움직이게 된다. 중국HQ는 지난달 초 신설했다. 이 조직은 향후 사업 개발 및 투자 등 모든 사항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현지 완결형이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인사,재무,회계 등 한국 본사를 그대로 복제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각 사업부 본부장 등 핵심 인력도 중국으로 이동한다. 자동차 정비,중고차 매매 사업 등을 하는 스피드메이트와 트레이딩 분야에서 가장 큰 조직인 철광석 사업부가 내년 초 가장 먼저 중국으로 핵심 조직을 옮긴다. 이어 2단계로 패션,화학,소비재 관련 사업 본사도 1~2년 내에 중국으로 이전함으로써 핵심 사업의 본사가 모두 중국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이 사장은 "GHQ(글로벌 본사) 체제가 본격화되면 한국 중심의 근무 방식을 벗어나 중국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상당 기간 체류할 것"이라며 "1년 중 절반가량의 시간을 중국 등 해외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그룹 차원에서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종합상사의 특성상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가진 SK네트웍스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스피드메이트만 해도 중고차 매매 사업의 경우 국내보다 중국에서 훨씬 사업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이제 막 중고차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곳"이라며 "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향후 중점을 둘 핵심 사업부를 3개로 정했다. 자원개발,토털 카(car) 라이프,소비재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세전이익 1조5000억원,기업가치 20조원 규모라는 청사진도 내놨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