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양재점에서 독일 주방브랜드 '휘슬러'의 46만5000원짜리 스테인리스 5종 냄비세트가 한 달에 15~16개씩 팔린다. 천안점에선 30만~35만원짜리 '휘슬러''실리트'(독일)의 압력솥이 10개 이상 나간다. 대형마트의 주방용품이 대개 3만원 미만인데 백화점에서나 파는 수십만원짜리 제품이 인기인 이유는 뭘까.

요즘 주부들 사이에 '주방용품 계(契)'가 유행할 정도로 수입 주방용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마트는 이 점에 착안해 수입 주방 브랜드 20여개를 한 데 모은 편집매장 '월드퀴진'을 지난 5월 양재점에 처음 선보였다. 현재 목동점,영등포점 등 36개 매장에서 운영한다. 월드퀴진은 △대중적인 '테팔'(프랑스) '코렐'(미국) △고가 라인 '휘슬러''실리트' △중가 라인 '루미낙'(프랑스) '나루미'(일본) 등을 판매한다. 주부들이 가격에 민감하지만 갖고 싶은 브랜드라면 선뜻 지갑을 연다는 점에서 브랜드를 앞세운 마케팅이 주효한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같은 카테고리의 상품을 한 선반에 진열하는 것과 달리,월드퀴진은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따로 배치했다. 브랜드 표시를 키워 제품보다 브랜드가 먼저 눈에 띄도록 했다. 제조업체에서 직매입하거나 이마트 단독상품을 별도로 제작해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대신 가격은 20%가량 낮췄다.

그 결과 이마트 양재점,용산역점은 월 평균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입 주방용품 유통망이 취약한 강릉,이천 등 지방 점포에서도 매출이 쏠쏠하다.

이마트는 월드퀴진에서 올해 휘슬러 30억원,헹켈 25억원,실리트 10억원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월드퀴진을 연내 40개 점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