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카이72GC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하나은행 · 코오롱챔피언십을 앞두고 신지애는 하루 9홀씩 이틀간 연습라운드를 했다. 그린에서는 퍼터를 한 손으로 잡고 볼을 여러 방향으로 치며 경사를 파악하고 빠르기에 대한 감을 익혔다. 또 어프로치샷이 뜻대로 안 될 경우 한 번 더 쳐보기도 했다.

선수들은 연습라운드를 어떻게 활용할까. 보통 3라운드 대회라면 수요일 연습라운드에 이어 목요일 프로암대회가 열린다. 대회 규모에 따라 연습라운드를 이틀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은 2~4명이 한 조를 이뤄 코스를 둘러본다.

연습라운드의 주 목적은 대회 전 코스를 점검하는 것.홀마다 티샷과 두 번째 샷 등의 거리를 파악하고 공략 지점을 찾는다. 그린의 경사도와 전후 · 좌우 거리,스피드 등도 필수 체크 항목이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는 볼을 몇 개 놓고 어프로치샷과 퍼트를 여러 차례 해보기도 한다.

지난달 초 제주에서 열린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우승자 맹동섭(22 · 토마토저축은행)은 홀별로 바람의 방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물론 연습라운드 때 사용한 클럽들을 야드지북에 적어 놓는다(사진).맹동섭은 "대회 당일 부는 바람과 연습라운드 때 썼던 클럽을 비교하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홀마다 공격 루트를 기록해 둔다. 제주도의 경우 홀마다 한라산의 위치를 표시해 둔다. 제주 특유의 착시현상(마운틴 브레이크)을 감안해 퍼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연습라운드 때 별로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코스 곳곳을 살핀다. 오히려 연습라운드 때 좋은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 뜨겁다. 티오프 시간대가 오전 7~10시라면 10시에 나가려는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선수들과 달리 일반 아마추어들은 연습라운드 자체가 없지만,아무런 준비없이 첫 샷을 날렸다가는 제 스코어를 내기 힘들다. 티오프 시간보다 30분~1시간 전에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그린 빠르기를 파악해 두고 스타트 홀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첫홀 티샷 전략을 짜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가능하면 쇼트 어프로치샷과 벙커샷을 몇 차례 날려보는 것도 연습없이 그 상황에 닥치는 것보다 낫다. 이와 함께 캐디가 적는 스코어카드 말고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따로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잘 친 샷과 못 친 샷, 사용 클럽,바람 세기 등을 적어 두면 자신의 거리를 알 수 있어 다음 라운드에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골퍼는 "아마추어들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선 뒤 코스 공략을 구상한다"며 "70타대에 들어서려면 미리 코스를 파악하고 라운드 전 충분히 몸을 풀면서 연습그린에서 그린 상태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