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신종플루의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미국 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국 기업들의 신종플루 대책을 소개하면서 기업들이 신종플루로 인한 결근자가 늘어 생산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기위한 대책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품회사인 호멜은 지난달 30일 물류 수송 고객지원부 직원들은 각각 다른 부서의 업무를 배우는 비상훈련을 실시했다.신종플루로 결근하는 직원들이 늘어나 업무공백이 커질 것을 우려한 회사측이 업무호환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하버드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이 지난 7~8월 기업 105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결과 신종플루로 전직원의 절반이 결근할 경우 2주간 무리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또 미 전염병연구정책센터(CIDRP)가 지난 9월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경영자들의 신종플루와 관련된 최대 근심거리는 직원들의 장기결근(81%)이었다.

이에 각 기업들은 저마다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사내 신종플루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의료서비스기업인 인터내셔널 SOS 어시스턴스는 전직원,특히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병가정책을 완화,시간제 근무자를 포함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날 경우 집에서 쉬도록 했다.이 회사는 시간제 근무자들이 시급 감소를 우려해 병가 내기를 꺼린다는 점을 고려,급여 차감 없이 미래의 휴가를 앞당겨 쓸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을 위해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비축해둔 기업들도 있다.컨티넨탈항공은 휴스턴과 클리블랜드 뉴어크의 거점 공항에서 의료클리닉을 운영하며 신종플루에 감염된 직원들에게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지급하고 있다.농산품업체인 몬산토 역시 지난 4월부터 신종플루가 확산될 것을 대비해 최소 300회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해둔 상태이며 임산부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갖고 있는 직원들에게 지역 의료센터와 협의해 백신을 우선적으로 맞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콜센터 아웃소싱업체인 컨버지스는 전세계 82개 지역에 있는 자사 콜센터 직원들에게 근무가 끝나면 사무실에 있는 헤드폰 책상 전화기 등을 소독제로 닦아내 다음 근무자에게 병이 전염되지 않도록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