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엿새째 하락하며 1550선을 내줬다. 올들어 최장 기간 하락세다.

다만 외국인이 사흘연속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자'에 가담했고, 선물 매도세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단기 반등 여지는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17포인트(0.59%) 내린 1549.9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뉴욕 증시가 자동차 업체 포드의 '깜짝 실적'으로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1.36포인트 오른 1560.45로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된 탓에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현물시장에 부담을 줬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824억원, 173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매도를 앞세운 기관이 363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사흘째 사자세를 이어갔다. 다만 선물시장에서 5000계약 안팎의 순매도를 보여 2332억원의 차익거래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3067억원의 프로그램 매도 우위를 유도했다.

장 후반 호주 정부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미국 CIT 파산보호신청 여파로 은행(-3.88%)과 보험(-2.10%), 금융업(-2.28%) 등이 급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통신업 등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기존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모처럼 각각 1.53%, 2.94%의 강세를 보였지만, KB금융(-2.23%), 신한지주(-2.29%) 등은 약세를 기록하며 미국 CIT 파산보호 신청 파고를 넘지 못했다.

종목별로는 금호산업이 금호생명 보유지분을 칸서스자산운용에 매각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세를 보이다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상한가 1개 종목을 포함해 36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종목을 비롯해 422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2억6998만주로 전날보다 감소했고, 거래대금은 3조5707억원을 기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서지 않으면서 증시가 엿새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다만 단기 반등 구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