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언론사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를 네이버 게시판에 임의로 공개하는 '옴부즈맨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인터넷 영향력을 앞세워 사실상 언론을 '검열'하겠다는 뜻으로 간주,강력 반발하고 있다.

NHN은 지난달 30일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 대표들에게 공문을 보내 '각 사가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뉴스 편집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며 11월2일부터 옴부즈맨 제도 시행을 강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온신협이 하루 전인 29일 '날짜를 정한 뒤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방식은 문제가 있으니 시행을 연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데 대한 답장형식이었다.

NHN의 옴부즈맨 제도는 각 언론사가 편집한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영역을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옴부즈맨들이 평가해 그 결과를 네티즌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옴부즈맨이란 용어는 언론사가 쓰는 것으로 뉴스 유통사인 NHN이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으며 △회원사의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 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또 독자의견을 여과없이 공개할 것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에 미리 전달해 독자의견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온신협은 공문을 보내기 이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지만 NHN은 자사 입장만 고집하며 묵살해 왔다고 밝혔다. 온신협의 한 관계자는 "NHN의 이번 결정은 편집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언론에 대한 또 하나의 검열로 해석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시행하는 것은 인터넷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데 따른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