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한파로 닷새째 하락하며 1560선 아래로 밀렸다.

증시 체력 자체가 소진된 상황에서 대내외 악재가 속출하고 있어 당분간 조정이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60포인트(1.37%) 내린 1559.0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지난주말 뉴욕증시 급락과 미국 금융기관인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37.45포인트(2.37%) 내린 1543.24로 급락 출발했다.

약해진 체력에다 투자심리 마저 얼어붙으면서 개인이 투매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의 매수 우위에 힘입어 장중 1570선 회복을 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이 다시 순매도 돌아서면서 1560선 아래로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기존 주도주를 대량 매도한 것도 낙폭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기관이 단기매매에 치중한 것도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국인이 1488억원 순매수 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589억원, 91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장 초반 순매수를 보였지만 후반들어 매도 강도를 더욱 높여 나갔다.

프로그램은 외국인이 선물에서 대거 사자세에 나서며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를 합쳐 3457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미국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심리적 부담으로 은행(-3.15%), 증권(-
2.29%), 보험(-2.18%) 등이 급락했고 운수장비 업종(-3.10%)도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급락했다.

현대차가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로 6.85% 급락하며 시총 3위에서 4위로 밀려났고, 친환경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팩 연구개발 및 생산,판매 합작계약을 체결한 현대모비스와 LG화학도 동반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종근당이 4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는 증권사 호평에 힘입어 2.50% 올랐고, 3분기 실적호조에 이어 그린홈(친환경 주택) 정책 기대까지 반영된 KCC가 약세장에서도 2.89%의 강세를 보였다.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시도가 불발로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1.95% 올랐다. 비상교육은 신종플루 확산으로 정부가 각급 학교 휴교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상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191개가 오르는데 그쳤고, 하한가 1개 종목을 비롯한 618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2억8504만주로 소폭 증가했고, 거래대금은 4조3189억원을 기록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미국 증시 급락,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주식시장 자체가 올라갈 논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조정 폭이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