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올겨울 들어 첫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중국의 동북지방에 지난달 30일부터 큰 눈이 내리면서 기온도 뚝 떨어졌다.

베이징에서는 1일 새벽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뒤 눈이 내리기 시작해 오후까지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베이징의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7℃까지 내려갔고 해가 뜬 뒤에도 영하의 날씨는 계속됐다.

이에 따라 베이징 시내 전체가 하얀 눈으로 뒤덮였고 도로 곳곳은 갑작스레 내린 눈으로 제설작업이 미처 진행되지 않아 차량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는 제설설비가 동원돼 활주로를 치우는 등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지 않도록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내린 폭설로 최고 20㎝의 눈이 쌓인데다 기온도 영하 4℃까지 떨어지면서 도로가 얼어붙어 모든 노선의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됐고 고속도로를 비롯한 대부분의 도로가 통제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옌지(延吉)시의 한 주민은 "눈길에 차가 엉키면서 20분 소요되던 구간이 1시간 30분 걸렸다"며 "고속도로와 국도는 물론 시내 도로조차 빙판길로 변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옌지시 일대 8천여 그루의 가로수들이 쌓인 눈을 이기지 못해 가지가 부러졌으며 심지어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

저온저장고와 비닐하우스 45동이 파손돼 258만3천 위안의 재산 손실을 봤고 수확하지 않은 채소 5천456㏊가 동해(凍害)를 입은 것으로 옌지시는 잠정 집계됐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도 지난달 30일 밤부터 이틀간 적설량 4∼5㎝의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기온이 영하 15℃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3일째 계속되고 있다.

도로가 결빙되면서 지난달 30, 31일 이틀간 선양에서는 크고 작은 차량 접촉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린(吉林)과 헤이룽(黑龍江), 산둥(山東)성 등 동북지방에도 눈을 동반한 영하의 강추위가 3일째 계속되고 있다.

올겨울 눈이 빨리 내린 것은 중동부 지방에 머물던 대륙성 찬 기압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1일 기온은 전날보다 최대 14도나 떨어졌다.

중국에서는 지난 9월 23일 헤이룽장(黑龍江)성 삼림지역인 모허(漠河)시에 첫눈이 내린 데 이어 중추절인 지난달 3일에는 해발 3천m에 위치한 쓰촨성(四川)성 주자이거우(九寨溝) 원시림 풍경구에 솜털 같은 함박눈이 쏟아져 국경절 연휴를 맞아 관광에 나섰던 여행객들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을 선사했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륙지방의 기후는 봄.가을이 짧고 여름.겨울이 긴 것이 특징이지만 올해는 가을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겨울이 빨리 찾아오고 있다.

기상당국은 대륙성 찬 기압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기까지 2∼3일간은 한파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