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침체기라고 해서 수요자들마저 쉬고 있을 수는 없다. 다른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뜸한 지금과 같은 시기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우선 '저가 매수 원칙'이 중요하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거래비용과 대출이자를 뺀 수익률이 거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품을 팔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낮은 물건을 골라잡는 게 중요하다. 시세보다 싼 물건을 노리는 수요자들에게 지금과 같은 시장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시세보다 떨어진 가격에 집을 내놓더라도 잘 팔리지 않아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 등 재건축 아파트들은 올해 전 고점에 비해 4000만~5000만원 매도 호가가 떨어졌지만 매수자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주택 시장이 침체된 것과 달리 분양 시장 열기는 뜨겁지만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및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서울시내 아파트의 경우 기존 시세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수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더라도 입지가 떨어지지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며 용인지역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졌지만 회복세가 미미했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즉 평균적인 집값 움직임과 상관없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개발 호재가 있을 만한 곳의 재개발 지분 등을 선점하는 것도 괜찮다. 다른 때보다 싸게 매수할 수 있는 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초부터 개발계획을 쏟아낼 경우 그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뉴타운 지정을 추진했다가 취소된 곳과 인근 지역의 투자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