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공식 출범하는 하나카드가 창립 기자간담회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출범전부터 삐거덕거리고 있습니다. 이강태 하나카드 신임 사장이 이사회 참석 관계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수 없어, 부득이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는 게 하나금융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달 말을 시한으로 잡았던 SK텔레콤과의 지분 협상이 결국 무위로 끝나게 되면서, 발표할 내용이 없어진 게 아니냐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이 이강태 전 삼성테스코 부사장을 초대 사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서도 그동안 말들이 많았습니다. 이 신임 사장은 LG유통과 삼성테스코에서 IT분야를 총괄한 CIO 출신으로 카드사업은 물론 금융사업 부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카드업계에선 하나금융이 이 신임 사장을 선임한 것은 SK텔레콤과의 공동사업 추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그러나 SK텔레콤과의 지분협상이 여의치 않게 되자, 결국 하나금융 단독으로 카드사를 출범시킬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아직까지 SK텔레콤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이달 말까지 최종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측은 그러나 경영권 확보가 아니라 단순한 지분참여라면 굳이 하나카드와 손잡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협상타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하나카드가 만약 SK텔레콤과 제휴를 하지 못할 경우 분사를 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SK텔레콤의 고객 정보와 영업망을 활용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 출범 자체보다는 SK텔레콤과의 공동사업 추진 가능성때문에 카드업계가 긴장한 것"이라며 "SK텔레콤과의 공동사업 추진이 물거품이 된다면 분사를 하더라도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