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지식경제부가 후원한 제2회 기업가정신 주간이 2주간 일정으로 어제부터 시작된 가운데 개막 첫날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장수기업의 육성'이란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여기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강조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조건으로서의 기업가정신이었다. 사실 지금 한국경제에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생각이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 주제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기업의 평균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창업이 끊임없이 이어지지 않으면, 또 위기를 극복하면서 장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나오지 않으면 국가경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의 한국경제를 되돌아볼 때 안정적인 공공부문으로 몰리는 젊은이들은 넘쳐나고 있는 반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기꺼이 창업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고, 중소기업들이 기업 승계 등을 통해 장수하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기업가정신 주간을 맞아 중소기업청이 제1회 청년기업인의 날을 제정하고, 기업승계 1 · 2세대를 대상으로 장수기업 모델을 모색(摸索)하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근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우리경제가 급속히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구조적인 과제는 잠재성장률 추락이고, 여기에는 창업투자나 기존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국민정서가 생산과 고용, 소득을 창출하는 주체로서 기업의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고 신뢰할 때 우리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기업가정신의 발현을 위해 규제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강성 노조가, 그리고 정부가 정말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정부가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본다. 이날 지식경제부는 중소 · 중견기업 육성방안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틀에 박힌 정책에 안주하지 말고 창업과 기업의 성장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경제의 미래는 기업가정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