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사진)이 지난 24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로 황급히 떠났다. 지난 8월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강남훈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자력정책관 등 정부 관계자는 물론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기업의 임원들도 대거 동행했다.

이 의원이 볼리비아를 다시 찾는 이유는 뭘까. 25일 지경부와 광물공사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일본 프랑스 등이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인 볼리비아에 대규모 투자를 제안하는 등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 염호(鹽湖 · 소금호수)에는 2차전지 원료인 리튬이 540만t이나 매장돼 있다.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육박해 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이 의원의 첫 방문에서 한국과 볼리비아는 리튬 개발 및 산업화 공동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볼리비아 광업부가 구성한 과학위원회에 프랑스 일본 브라질 벨기에 등과 함께 한국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광물공사는 후속 조치로 지난달 연구계획서도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프랑스 등 경쟁국들이 뛰기 시작했다는 정보가 속속 들어왔다. 프랑스가 2차전지 제조공장 분야에 약 1억5000만달러,일본은 리튬광산 개발에 약 5억달러를 공동연구와 별도로 투자하겠다고 최근 볼리비아에 제안한 것.

남미까지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이 의원 일행이 현지에 체류하는 시간은 하루 남짓에 불과하다. 이 의원은 26일 밤(현지시간) 에모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예방하고 경제적 지원방안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 8월 이 의원과의 만남에서 교량 3개와 수력발전소 1개를 건설하는 데 한국이 도와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 당국자은 "1개에 2000만~4000만달러가 소요되는 교량 건설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원하고,수력발전소 건설은 동행한 한국전력의 실무진을 통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2월 열리는 선거에서 재선이 유력하다. 최근 연설에서 그는 기존 입장을 바꿔 외국기업의 리튬광산 개발 참여를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 이후 현지에서는 리튬 확보에 혈안이 된 국가들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