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과 25일 태국 후아힌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아세안과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역설했다.지난 3월 내놓은 ‘신아시아 외교구상’의 액션 플랜의 일환이다.아세안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해 일본 중국과 3각축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아세안에 영향력 확대

이 대통령의 아세안 영향력 확대 의지는 곳곳에서 드러난다.포인트는 개발협력,저탄소녹색성장,문화·인적 교류 등 세 가지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개발협력과 관련,“아세안 국가간 개발격차를 줄이는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지난 6월 제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약속한 대로 ODA를 오는 2015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 유·무상 지원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빠른 시간내에 경제 성장을 한 경험을 아세안 국가들과 겸허하고 진솔하게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해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 기금 2억달러 중 1억달러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라오스,미얀마 등 6개 국가에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24일자 논평에서 “동남아는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매우 비옥한 토양이다. 한국은 아세안에 영향력을 떨칠 돈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세안,EU와 같은 수준으로

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은 ‘한·아세안 현인그룹(Eminent Persons Group)’이 제출한 최종 보고서의 조언을 받아들여 양측의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청와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2003년과 2005년에 아세안과 각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며 “한국도 아세안과 관계 격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AS,G20합의 전파 플랫폼으로


이 대통령은 아세안+3 오찬에서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에서 의장국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아세안 국가들의 입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이 한국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또 “EAS를 G20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전파하는 아시아 지역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세안국가들의 식량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쌀 비축사업에 한국이 동참,15만톤을 약정물량으로 설정해 비상시에 공급키로 한 것도 아세안 지역 영향력 확대의 일환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따뜻한 이웃,나눔과 협력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신아시아 외교의 액션플랜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후아힌(태국)=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