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R Forum 2009] (1) 충성도 높은 'P&G형 인재' 내부에서 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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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71년 P&G의 인재경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도심 랜드마크인 P&G 본사 타워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계 생활용품 시장을 지배하는 P&G의 컨트롤 타워다. 빌딩 로비에 들어서자 앳된 젊은이들이 밝게 웃으며 지나간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에 잠시 머문 이들은 명찰을 받아들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취재창구인 폴 폭스 상무는 "올해 새로 뽑은 신입사원들"이라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P&G는 매년 신입사원을 뽑는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던 지난해와 올해도 예년처럼 2000명 이상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거의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병이었다. P&G가 매년 신입사원을 뽑는 이유는 171년의 P&G DNA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P&G 사상으로 무장한 인재 없이는 다음 100년을 이어갈 수 없다는 인재철학 때문이다.
P&G는 위기 상황에서도 직원의 '목'을 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 상반기 3000명을 해고했고 보잉이 1만명 감축 계획을 밝혔다. AT&T와 듀폰,구글,NBC가 직원 감축에 나선 것과 정반대다.
◆위기에 더 강하다
이 회사는 P&G형 인재들이 위기 때 더 높은 충성도와 관록으로 실적을 창출한다고 믿는다. 모히트 나그라스 글로벌 인적자원 책임자(CHO)는 "P&G 기업문화를 뼛속 깊숙이 새기고 자신과 회사의 목표를 동일시하는 인재를 키운 것이 P&G 성장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P&G는 '내부로부터 키운다(Built from within)'는 경영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연간 채용 규모인 2000~3000명 중 경력직원은 5~7%로 최소한에 그친다. 이 회사에서 근무연수 20~30년의 직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폭스 상무는 "171년 기업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많은 불황과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며 "당장 다음 분기나 내년이 걱정된다고 해서 인력 감축을 공표하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밥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군복무를 마친 직후 수십년간 P&G에 몸담아 온 내부 승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해외 전환배치로 인재혁신
한 기업에서 장기 근무하면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이 혁신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P&G도 알고 있다. 이런 답보상태를 깨기 위해 이 회사는 직원 개개인의 '경력(career path)'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해외 파견근무가 직원 혁신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세계 80여개국에 퍼져 있는 법인 간 자유로운 인력교환은 직원들이 오랜 기간 몸담아도 업무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예컨대 A국가에서 특정 업무를 할 3등급 직원이 필요하면 전 세계 직원이 모두 볼 수 있도록 내부 전산망에 공지된다. 일명 '오픈 잡 포스팅(open job posting)'.각자가 관심 있는 지역에서 근무해볼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것. 아시아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 한국 직원 80명가량이 근무하고,일본 법인 본사 직원 중 10%가 외국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 경영진 50명 중 무려 80%가 다양한 해외 근무 경험을 갖고 있다. 최고 인사책임자인 나그라스씨도 인도와 홍콩,중국,일본 등지에서 27년간 일했다. 현재 한국 법인의 HR담당자도 인도 사람이다. 최병욱 한국P&G 이사는 "전 세계 법인과 부서가 인재들이 지원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업그레이드된다"며 "맡은 업무와 근무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직원들이 회사생활을 흥미롭게 느끼고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외파견 근무제도를 위해 이 회사는 전 세계 계열사의 직급 체계를 통일시켜 놓았다. 전 직원을 1~6등급으로 나눠 다른 나라의 법인에 가더라도 같은 등급끼리 동일한 교육과 직무를 받게 한 것이다.
◆깐깐하게 뽑아 공들여 키운다
직원 채용은 최고위층 경영진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다. 우선 이들은 전 세계 우수 대학을 방문해 회사를 홍보한다. 회사가 학생들을 고르는게 아니라 우수한 지원자들이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입사원의 등용문 중 하나인 인턴십 제도도 돋보인다. 대학생을 직접 실무에 투입하고 합숙시켜 개인의 역량을 철저히 검증한다. 일본 법인 본사 직원들의 70~80%가 인턴십을 통해 채용됐을 정도다.
직원교육은 분야별 혹은 직급별로 'P&G 칼리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특이한 것은 외부 강사가 아니라 주로 상급자나 옆 부서 책임자 등 내부인이 강의를 맡는다는 것.과장급은 부장들이 가르치고 사장급 교육은 회장실이 주관하는 식이다. 내부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우리 사람'을 만드는 기업 문화는 P&G를 거대한 인재 사관학교로 만들어 놨다. 여기서 길러진 P&G 출신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나그라스씨는 "미국 내 유명 기업의 CEO 중 60명 이상은 우리 회사 출신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신시내티(미국 오하이오)=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P&G는 매년 신입사원을 뽑는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던 지난해와 올해도 예년처럼 2000명 이상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거의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병이었다. P&G가 매년 신입사원을 뽑는 이유는 171년의 P&G DNA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P&G 사상으로 무장한 인재 없이는 다음 100년을 이어갈 수 없다는 인재철학 때문이다.
P&G는 위기 상황에서도 직원의 '목'을 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 상반기 3000명을 해고했고 보잉이 1만명 감축 계획을 밝혔다. AT&T와 듀폰,구글,NBC가 직원 감축에 나선 것과 정반대다.
◆위기에 더 강하다
이 회사는 P&G형 인재들이 위기 때 더 높은 충성도와 관록으로 실적을 창출한다고 믿는다. 모히트 나그라스 글로벌 인적자원 책임자(CHO)는 "P&G 기업문화를 뼛속 깊숙이 새기고 자신과 회사의 목표를 동일시하는 인재를 키운 것이 P&G 성장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P&G는 '내부로부터 키운다(Built from within)'는 경영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연간 채용 규모인 2000~3000명 중 경력직원은 5~7%로 최소한에 그친다. 이 회사에서 근무연수 20~30년의 직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폭스 상무는 "171년 기업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많은 불황과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며 "당장 다음 분기나 내년이 걱정된다고 해서 인력 감축을 공표하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밥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군복무를 마친 직후 수십년간 P&G에 몸담아 온 내부 승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해외 전환배치로 인재혁신
한 기업에서 장기 근무하면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이 혁신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P&G도 알고 있다. 이런 답보상태를 깨기 위해 이 회사는 직원 개개인의 '경력(career path)'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해외 파견근무가 직원 혁신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세계 80여개국에 퍼져 있는 법인 간 자유로운 인력교환은 직원들이 오랜 기간 몸담아도 업무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예컨대 A국가에서 특정 업무를 할 3등급 직원이 필요하면 전 세계 직원이 모두 볼 수 있도록 내부 전산망에 공지된다. 일명 '오픈 잡 포스팅(open job posting)'.각자가 관심 있는 지역에서 근무해볼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것. 아시아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 한국 직원 80명가량이 근무하고,일본 법인 본사 직원 중 10%가 외국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 경영진 50명 중 무려 80%가 다양한 해외 근무 경험을 갖고 있다. 최고 인사책임자인 나그라스씨도 인도와 홍콩,중국,일본 등지에서 27년간 일했다. 현재 한국 법인의 HR담당자도 인도 사람이다. 최병욱 한국P&G 이사는 "전 세계 법인과 부서가 인재들이 지원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업그레이드된다"며 "맡은 업무와 근무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직원들이 회사생활을 흥미롭게 느끼고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외파견 근무제도를 위해 이 회사는 전 세계 계열사의 직급 체계를 통일시켜 놓았다. 전 직원을 1~6등급으로 나눠 다른 나라의 법인에 가더라도 같은 등급끼리 동일한 교육과 직무를 받게 한 것이다.
◆깐깐하게 뽑아 공들여 키운다
직원 채용은 최고위층 경영진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다. 우선 이들은 전 세계 우수 대학을 방문해 회사를 홍보한다. 회사가 학생들을 고르는게 아니라 우수한 지원자들이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입사원의 등용문 중 하나인 인턴십 제도도 돋보인다. 대학생을 직접 실무에 투입하고 합숙시켜 개인의 역량을 철저히 검증한다. 일본 법인 본사 직원들의 70~80%가 인턴십을 통해 채용됐을 정도다.
직원교육은 분야별 혹은 직급별로 'P&G 칼리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특이한 것은 외부 강사가 아니라 주로 상급자나 옆 부서 책임자 등 내부인이 강의를 맡는다는 것.과장급은 부장들이 가르치고 사장급 교육은 회장실이 주관하는 식이다. 내부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우리 사람'을 만드는 기업 문화는 P&G를 거대한 인재 사관학교로 만들어 놨다. 여기서 길러진 P&G 출신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나그라스씨는 "미국 내 유명 기업의 CEO 중 60명 이상은 우리 회사 출신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신시내티(미국 오하이오)=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