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스팸차단 번호 200개로 늘린다...기존 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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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왔습니다”
누가 보낸 걸까. 문자가 반갑던 시절된 이미 옛 말. 핸드폰 문자메시지는 이미 대단히 성가신 존재다. 비아그라, 대출, 오빠 저예요... 대리운전과 매일 새로 오픈한 것 같은 술집의 문자들은 정말 무료하다면 몰라도 일단 짜증부터 난다.
지난해 신고된 휴대폰 불법스팸은 2천117만건. 올해는 3천만건이 넘을 전망이다. 신고가 그렇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실제 국내 한해 스팸건수가 80억통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팸은 보낸 사람이 분명하니까 쉽게 단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스패머라고 잡고 보면 대부분 명의도용이다. 불법스팸 과태료 징수율은 고작 2.2%. 주거 자체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이 25%다. 방통위는 이 때문에 아예 불법스팸 광고업체까지 양벌규정을 하려 했으나 법제처에서 위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팸의 폐해는 비단 짜증만이 아니다. 이메일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 메일의 80%인 약 62조개가 스팸으로 추정됐다. 이를 보내고 지우고 다시 검색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전략은 33TWh(테라와트). 필터링만 잘된다면 연간 230만대 차량의 온실가스 감소효과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 스팸을 2년내 30%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종합대책도 내놨다.
먼저 하루에 전송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는 500건으로 제한된다. 기존 1천건에서 반으로 낮췄다. 조사 결과 정상인중 하루에 500건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경우는 0.08%. 동창회나 결혼 등 단체 알림이 주 목적이다. 그러나 스패머들은 대부분(75.8%) 하루에 500건 이상의 문자를 보낸다. 이통사에서 아예 과다문자(?)를 못보내게 막는 것이다. 물론 동창회 알림 등 정상적인 목적으로 500건 이상을 보낼 때면 따로 이통사에게 신고하면 된다.
단말기에서 아예 스팸으로 등록할 수 있는 번호도 대폭 늘린다. 지금은 대부분의 단말기가 고작 10개에서 20개의 번호만 스팸차단번호로 등록할 수 있다. 방통위는 제조업체와 협의해 내년 하반기까지 이를 200개로 늘릴 방침이다. 그렇게 하면 대부분의 스팸은 아예 스팸번호로 차단된다. 하지만 기존 단말기에 차단번호를 늘리는 방안은 협의중이다. SW 업그레이드를 하면 간단할 듯싶지만 제조업체에서는 메모리 용량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구형 모델의 개발자들을 다시 다 불러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한단다.
이외에도 악성 스패머들이 저신용자의 명의를 도용해 스팸을 날리고 있는 것에 대응해 저신용자의 핸드폰 개통 대수에 이통사별 2대로 제한하고 단어의 형태소까지 분석해 스팸을 걸러내는 지능형 스팸 차단 서비스도 확대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번 종합대책으로 오는 2011년말가지 휴대폰과 이메일의 스팸이 약 30% 정도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