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펀드는 러시아 · 브라질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수익률이 평균 100%를 훌쩍 뛰어넘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브라질과 러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5일 기준)은 각각 108.58%, 107.45%로 치솟았다. 현재 수익률이 '더블'인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16개 중 14개가 이들 펀드다.

특히 브라질펀드는 1년 수익률이 81.21%, 2년은 3.57%로 거의 대부분의 펀드가 이익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32.72%를 기록, 해외 주식형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12월 설정일 이후 수익률도 28.41%로 높아졌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2008년 5월30일 가입한 투자자까지 30% 정도의 이익을 내는 등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대부분 수익을 내고 있다. 현재 브라질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 비하면 아직 7000포인트(9.7%) 낮은 수준이지만 이 펀드가 올 들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덕분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강세에 힘입어 브라질 소비가 살아나는 과정에서 소비재 비중을 높였던 투자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와 '신한BNPP더드림브라질' '신한BNPP더드림러브' 등도 연초 이후 120%대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 밖에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JP모간러시아' 등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00%를 넘는 등 이 지역 14개 펀드가 올해 수익률 '더블'을 달성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외의 다른 지역 펀드 가운데 올 수익률이 100%를 넘은 것은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와 'NH-CA인도네시아포커스' 등 단 2개뿐이다.

하지만 아직 러시아펀드의 대부분의 가입자는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워낙 원금을 많이 까먹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큰 'JP모간러시아'는 2007년 9월 설정 후 수익률이 -63.42%에 이르며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러시아펀드는 대부분 원금의 40% 정도를 손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펀드의 수익률 호조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증시는 국제유가와 밀접한 흐름을 보이는데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실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른 투기적 수요로 인해 유가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저점에서는 190% 정도 증시가 올랐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론 40% 이상 낮은 수준"이라며 "주가수준도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유가 상승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배럴당 70달러 수준만 유지한다면 경기 회복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고 있지만 경제 기본 여건만 놓고 보면 취약한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