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때 하락하며 1년여만에 1150원대로 떨어졌다.

개장부터 환율 상승보다는 하락 재료가 무성했다. 미국 증시는 10000선을 돌파했고 글로벌 달러화는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 주식 순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강하게 가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전망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1100원 초반까지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원달러 환율 1150원대 진입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7원이 폭락한 1155.1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4일 1154.5원 이후 1년 1개월만에 처음으로 1150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1150원선은 국내외 금융기관과 연구소들이 연말 환율로 전망했던 수준이라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미국 증시 상승으로 전날보다 5.8원이 하락한 115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낙폭을 키우지 못하고 이 레벨에서 제한적 등락을 거듭했다. 정오를 지나면서 당국의 구두 개입 외에는 실질적인 시장개입이 없음을 감지하자 역내외 모두 매도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결국 원달러 환율 연중 최저치이자 1년 1개월만에 1150원대를 진입하며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외 여건상 하락쪽에 무게가 실린 장이었다"면서 "그러나 1130원의 옵션이 거래된 반면 1200원짜리도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오히려 레인지 장세를 예측하면서 변동성을 매도하는 세력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주 요인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는 주요 인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때문이다. 지난 3~4월 동유럽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불거졌을 때도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점치는 시각이 있었지만 그리 강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달러화 약세가 강해지더니 대세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달러약세는 유로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로달러 환율은 9월 한달간 2% 상승했다. 그만큼 유로에 대한 달러가치가 내려갔다는 것을 위미한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1.4945달러로 불과 3개월만에 0.1달러가 올랐다.

원화만 나홀로 강세인게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 환율하락이 무조건 쏠림현상 때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성태 한국행은 총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원화는 정상화하고 있고 달러 가치는 장기적으로 약세 과정에 들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같은 부작용 가능성도 불거질 전망이다. 중기적으로 환율이 증시 발목을 잡는 현상도 빚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20p 가까이 상승하던 코스피지수는 환율 하락 여파로 수출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을 줄여야 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90p 상승한 1658.99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8p 내린 510.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533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하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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