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시한 이탈리아 와인 한식과 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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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명가 '가야' 첫 여성 CEO 가이아 가야
"세계 와인업계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입니다.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와인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명가 '가야(Gaja)'의 후계자인 가이아 가야(30 · 사진)는 "최근 들어 스페인,칠레는 물론 남성들이 대부분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업계에서도 여성 와인메이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한국에 오기 전 들른 일본에서도 와인숍 고객 중 70~80%가 여성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가이아 가야는 '가야'의 오너인 안젤로 가야의 1남2녀 중 장녀로 5대 후계자이다. 가문의 첫 여성 오너인 가야는 가야의 창립 1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버지 안젤로는 작황이 좋지 않은 해(1984년,1992년,2003년 등)에는 아예 와인을 생산하지 않는 방식으로 저품질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던 이탈리아의 DOCG등급 와인을 보르도의 그랑크뤼와 대등한 위치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가야는 스스로를 "외모는 물론 생각하는 방식까지 아버지를 닮았다"며 "하지만 가장 본받으려는 인물은 문닫을 뻔한 와이너리를 되살린 증조 할머니 클로티드 레이"라고 말했다. "증조 할머니가 가야 가문으로 시집왔을 때 남편 지오반니 가야를 제외한 7형제가 도박과 알코올 중독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있었죠.증조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와인을 판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오늘날의 가야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
가야는 "나이도 어리고 여성으로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며 "하지만 가야가 와인을 생산하는 바르바르스코 지방은 바로 옆 바롤로 지방과 비교할 때 '여성 대 남성'으로 비유될 정도로 달콤하고 섬세한 맛을 지향하기 때문에 여성인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와이너리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야 와이너리만의 네비올로 종자를 만들고 있어요. 흔한 네비올로 품종 중 가야만의 맛을 간직한 품종으로 차별화할 계획입니다. 이미 1970년부터 시작한 사업인데 확보한 종자로 밭을 일구는 중입니다. 앞으로 20년 정도 더 걸리니 제가 50살이 넘어야 그 맛을 볼 수 있겠죠."(웃음)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쇼비뇽(카쇼)과 이탈리아 대표적인 토착품종인 네비올로의 차이점에 대해 가야는 "카쇼는 한 마디로 키우기도 만들기도 마시기도 쉬운 품종이지만 네비올로는 타닌과 산도가 높고 스파이시하다"며 "쉽게 친해지기 힘들지만 한 번 친해지면 빠져나오기 힘들고 특히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명가 '가야(Gaja)'의 후계자인 가이아 가야(30 · 사진)는 "최근 들어 스페인,칠레는 물론 남성들이 대부분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업계에서도 여성 와인메이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한국에 오기 전 들른 일본에서도 와인숍 고객 중 70~80%가 여성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가이아 가야는 '가야'의 오너인 안젤로 가야의 1남2녀 중 장녀로 5대 후계자이다. 가문의 첫 여성 오너인 가야는 가야의 창립 1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버지 안젤로는 작황이 좋지 않은 해(1984년,1992년,2003년 등)에는 아예 와인을 생산하지 않는 방식으로 저품질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던 이탈리아의 DOCG등급 와인을 보르도의 그랑크뤼와 대등한 위치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가야는 스스로를 "외모는 물론 생각하는 방식까지 아버지를 닮았다"며 "하지만 가장 본받으려는 인물은 문닫을 뻔한 와이너리를 되살린 증조 할머니 클로티드 레이"라고 말했다. "증조 할머니가 가야 가문으로 시집왔을 때 남편 지오반니 가야를 제외한 7형제가 도박과 알코올 중독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있었죠.증조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와인을 판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오늘날의 가야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
가야는 "나이도 어리고 여성으로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며 "하지만 가야가 와인을 생산하는 바르바르스코 지방은 바로 옆 바롤로 지방과 비교할 때 '여성 대 남성'으로 비유될 정도로 달콤하고 섬세한 맛을 지향하기 때문에 여성인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와이너리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야 와이너리만의 네비올로 종자를 만들고 있어요. 흔한 네비올로 품종 중 가야만의 맛을 간직한 품종으로 차별화할 계획입니다. 이미 1970년부터 시작한 사업인데 확보한 종자로 밭을 일구는 중입니다. 앞으로 20년 정도 더 걸리니 제가 50살이 넘어야 그 맛을 볼 수 있겠죠."(웃음)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쇼비뇽(카쇼)과 이탈리아 대표적인 토착품종인 네비올로의 차이점에 대해 가야는 "카쇼는 한 마디로 키우기도 만들기도 마시기도 쉬운 품종이지만 네비올로는 타닌과 산도가 높고 스파이시하다"며 "쉽게 친해지기 힘들지만 한 번 친해지면 빠져나오기 힘들고 특히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