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KT는 14일 서울 광화문 KT아트홀에서 단말기 하나로 인터넷전화와 3세대(G) 이동통신을 함께 이용하는 유 · 무선통합(FMC) 서비스 '쿡&쇼'를 출시하고 컨버전스(융합) 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KT의 홈FMC 서비스는 KTF와 합병 후 내놓은 첫 작품이다.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을 따라잡기 위한 승부수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유 · 무선 통신상품을 묶어 팔던 결합상품 경쟁에서 유선과 무선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용하는 컨버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쇼'를 통해 3G 열풍을 몰고 온 KT가 홈FMC로 통신시장에 다시 한번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모바일 인터넷전화 시대 활짝

오는 20일부터 선보일 KT의 홈FMC는 휴대폰 하나로 집이나 사무실,카페 등 무선랜(와이파이)이 설치된 곳에서는 저렴한 인터넷망을 이용하고,그외 지역에서는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서비스다. 휴대폰이 와이파이를 만나 값싼 인터넷전화로 변신하는 것이다. FMC단말기에는 '070' 인터넷전화와 '010' 이동전화 번호가 하나씩 부여된다. 무선랜이 잡히면 일반통화 버튼 대신 인터넷전화 버튼을 눌러 인터넷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최대 강점은 저렴한 통화료다. 무선랜 지역에서 집 전화로 걸 때는 3분당 324원에서 39원으로 약 88% 절감된다. 휴대폰에 걸면 10초당 18원에서 13원으로 28%가량 싸진다.

월 평균 170분 통화하는 사람이 통화의 50%를 인터넷전화로 대체할 경우 기존 1만원에서 6522원으로 통화비가 34.8% 줄어든다. 용량이 2메가바이트(MB)이고 정보이용료가 2000원인 게임 1개를 구매할 경우 8800원에서 1000원으로 뚝 떨어진다. 특히 KT의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존에서는 무선인터넷이 공짜다. FMC 단말기를 이용하면 해외에서도 무선랜 지역에선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다. KT는 서비스 호응도를 고려해 해외 사업자와 무선공유기(AP)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KT는 다음 달까지 FMC가 가능한 단말기 3종을 내놓는다. KT 자회사인 KT테크가 선보일 F110은 일반 휴대폰에 무선랜이 탑재된 40만원대 모델이다. 삼성전자를 통해 6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SPH-M7200)도 출시한다. 고급형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쇼 옴니아'(SPH-M8400)도 내달 중 선보인다. 이 제품은 3G 이동통신(WCDMA)과 와이브로,와이파이 등 3W 네트워크를 세계 최초로 한 단말기에 구현했다. 내년에 FMC 단말기 20여종을 출시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전화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KT는 내년에 FMC 서비스를 통해 요금인하 효과를 얻는 가입자가 적게는 80만~90만명,많게는 10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초고속인터넷 전국화나 CDMA서비스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FMC는 통신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막"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합병에 나선 LG 통신 진영도 FMC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이미 집 주변에서 집전화 요금으로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분존'서비스를 내놓았다. LG데이콤이 무선랜 방식의 인터넷전화인 myLG070 가입자를 200만명 가까이 확보하고 있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가정보다는 기업 FMC 시장에서 KT와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