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상장사가 40곳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에 이어 주요 기업들이 '승자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시사하면서 원 · 달러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데다 미국 증시가 10,000선 탈환을 눈앞에 두는 등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3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도 '깜짝 실적' 가능성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개 이상의 국내 증권사가 3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제시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LG화학 한국전력 CJ제일제당 등 42개사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증권 상장사가 27곳,코스닥 기업이 15곳이다.

여기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도 '깜짝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LG화학은 3분기에도 전 분기보다 3%가량 증가한 579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2차 전지 부문의 호조와 제품가격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데 따른 것이다. 호남석유 효성 코오롱 등 다른 화학업체들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전력도 3분기 1조442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보다 51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깰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 요금 인상 효과에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연료비가 안정세를 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CJ제일제당 하이트맥주 빙그레 등 음식료업체들도 원화 강세로 원자재 비용이 낮아지면서 영업이익 사상 최대치 달성 기업군에 포함됐다. 신세계 글로비스 엔씨소프트 메가스터디 등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다.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실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한 삼성전자는 본사 기준으로는 최대치에 조금 못 미칠 전망이다.


코스닥에서는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선전 덕을 톡톡히 본 에이스디지텍 KH바텍 파트론 네패스 등 15개사가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원 · 달러 환율은 변수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시가 2차 상승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외국인에 자신감을 높여 증시 추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은 단기 낙폭이 컸지만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음에 따라 저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며 "국내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주목받는 내수 관련주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 · 달러 환율 하락과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할 4분기 실적 전망이 증시 추가 상승에 여전히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코스피200종목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포함된 125개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4조9000억원으로 2분기(12조5000억원)보다 19.2% 많아지며 사상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4분기엔 이들 종목의 이익 전망치가 14조원가량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이익 증가를 주도했던 IT와 자동차 부문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실적 발표가 일단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환율에 따른 4분기 주요 기업 이익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