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인수한 체코 업체 스코다 파워(Skoda Power) 역시 터빈 제조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스코다 파워 인수를 통해 보일러-터빈-제너레이터로 이어지는 '풀 라인업'을 구축,국내외에서 수행하는 발전설비 공사에서 그동안 외국 업체에 의존해온 터빈을 자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원천기술 확보는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두산의 승부수다. 국내 굴지의 중공업 그룹으로 자리를 잡은 두산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친환경 엔진(미국 CTI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인프라지원사업(ISB)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담수설비,보일러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은 발전 분야로 눈을 돌려 지난해 이산화탄소 포집 · 저장(CCS) 원천기술 보유 업체인 캐나다 HTC사 지분 15%를 확보했다. 2013년부터는 강화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때문에 CCS 기술이 있어야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영국 자회사인 두산밥콕은 '녹색 발전소'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등을 땔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100%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모든 화력발전소는 원료를 태울 때 자연상의 공기를 사용해왔다. 공기는 산소와 질소로 구성돼 있어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각종 질소화합물이 나온다. 반면 순수한 산소만 집어 넣어 발전소 보일러를 돌리면 이산화탄소와 물만 나오게 된다.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인 풍력,연료전지 등 신 · 재생에너지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 분야에서 풍력발전과 연료전지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의 원자력발전 기술 역시 고유가 시대를 헤쳐 나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