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LG화학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 개막한다.

LG전자와 현대차,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대부분이 이달 안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3분기 기업 실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가 3분기 실적 개선세를 이끌고 에너지와 유틸리티도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IT 부문 이익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연이어 감소하면서 전체 기업 실적 모멘텀이 3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적시즌 개막…이달 중순부터 잇따라 발표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테마로 불이 붙었던 LG화학이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필두로 주요 기업들의 3분기 경영 성적표가 잇따라 공개된다.

특히 15일 LG디스플레이, 20일 삼성SDI, 21일 LG전자, 23일 하이닉스에 이어 30일에는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등 주요 IT 기업들의 실적 공개가 이어진다.

자동차 업종은 현대차 22일, 기아차 23일에 이어 현대모비스가 27일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화 강세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부상하는 유통주는 23일(롯데쇼핑, 현대백화점), 26일(CJ오쇼핑), 27일(GS홈쇼핑) 등으로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대상과 동원F&B, 롯데삼강, 롯데제과, 빙그레, 오뚜기 등 주요 음식료 업체들은 내달 13일 실적을 공개한다.

금년 3분기 실적 개선세는 IT 부문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 데서 이미 예견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IT 업종에 속한 84개사의 영업이익은 2분기 2조3천723억원에서 3분기에 4조9천126억원으로 107.08%나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계절적 요인으로 유틸리티 부문도 영업이익이 244.45% 증가하고, 석유화학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에너지 업종도 133.5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는 노후차 교체에 대한 세제 지원과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으로 수요가 2분기에 몰린 탓에 3분기 영업이익이 27.07% 감소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4분기 이후 기업실적 둔화…IT 하락세 부추겨
기업들 실적은 올해 4분기 이후 둔화될 전망이다.

전체 313개사의 영업이익이 2분기 13조6천673억원에서 3분기 19조4천286억원으로 42.15% 급증하지만, 4분기엔 전분기 대비 3.22% 감소하고, 내년 1분기에 다시 0.73% 줄 것으로 관측됐다.

기업들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IT 부문 영업이익이 4분기에 11.71%, 내년 1분기엔 다시 13.7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환율과 일부 제품가격의 하락이 겹치는데다 업종 내 경쟁 심화로 국내 IT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본사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2조5천780억원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의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4분기에 12.52%, 내년 1분기에는 10.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오는 4분기에 31.41% 감소하지만 내년 1분기엔 44.89% 급증하고, 하이닉스는 4분기에 52.91% 증가한 뒤 내년 1분기엔 26.3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나머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금융업은 4분기 4.75%, 내년 1분기 8.18%로 분기 대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에너지 부문 역시 4분기에 28.20%, 내년 1분기에 12.2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틸리티 부문 영업이익은 계절적 요인으로 4분기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내년 1분기에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이 올해 3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에 꺾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약화되며 증시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 출구전략이 아직 시행되기 전인 관계로 각국 정부가 풀어놓은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탓에 수급이 뒷받침되는 한, 즉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는 한 급격하게 증시가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증권 이기봉 거시투자전략파트장은 "올해는 정부 정책의 힘으로 증시를 끌어올리는 구조였다면 연말에 잠시 오버슈팅됐다가 내년 상반기에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증시의 두 축인 IT와 자동차가 장기적으론 좋을 수 있으나 모멘텀이 꺾일 수 있어 단기적으로 백화점이나 음식료 등 내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