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트레이딩 사업부 옥시덴털에 팔기로

씨티그룹이 그동안 거액 연봉 문제로 논란이 됐던 이른바 '1억달러의 사나이'와 결별키로 했다.

1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9일 산하 에너지 트레이딩 사업부인 '파이브로'를 옥시덴털 피트롤리엄에 매각키로 했다.

파이브로는 9천800만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요구로 씨티그룹을 골치 아프게 한 앤드루 홀(58)이 이끌고 있는 곳으로, 홀 외에도 3천만달러의 보너스를 요구하는 다른 트레이더도 있다.

홀의 보너스 문제는 구제금융을 받고 정부 감독 하에 놓여있는 씨티그룹을 난처하게 만들었었다.

미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씨티그룹에 4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3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납세자의 돈이 들어간 금융회사가 1억달러의 보너스를 개인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여론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홀의 연봉 계약이 정부의 감독을 받는 처지가 되기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들의 고액 연봉 개혁을 책임지고 있는 미 정부의 이른바 '연봉 차르'인 케네스 파인버그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씨티그룹이 이런 상황에서 파인버그와 몇차례 만남을 가진 이후 파이브로와 관계를 끊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홀의 연봉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도 파이브로를 팔거나 분사 또는 구조조정 하는 문제를 고려해왔었고, 홀도 정부가 씨티그룹의 지분을 갖게 된 이후 회사와 결별하는 방안을 찾았지만 씨티그룹은 최종적으로 매각이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매각을 하지 않은채 합작이나 다른 방법으로 파이브로와의 관계를 유지할 경우 홀의 연봉 문제가 계속 따라다닐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도 회사의 현황을 감안할 때 씨티 종사자 한 사람이 연봉 1억 달러를 받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지난달 말하기도 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포함해 적어도 7군데에 파이브로 사업부 매각 제안을 했고 이중 옥시덴털에 팔기로 최종 합의했다.

옥시덴털은 파이브로 사업부를 장부가를 조금 넘는 가격에 매입하고 2억5천만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연말에 인수가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NYT는 홀은 이제 정부의 연봉 감독을 받지 않는 옥시덴털에서 보너스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그가 새 회사에서 더 이상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며 옥시덴털의 레이 이라니 회장은 지난 16년간 8억8천480만달러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