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턴어라운드] 코스피, 글로벌 증시 선도…반년새 7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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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집값은 전고점 거의 회복
글로벌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조금씩 걷히면서 국내 자산시장도 장기적인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사상최고 주가를 갈아치우는 등 전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고점을 돌파한 아파트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 장기 회복 추세
최근 보름여 조정 양상을 띠긴 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국내외 경기 턴어라운드 신호에 힘입어 장기 회복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부터 7개월가량 상승세를 이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후 지난 3월 당시 1000선까지 추락했던 지수는 지난달 23일 1720까지 오르며 6개월여 만에 70%가량 수직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흐름도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1640대에서 탄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현 지수대는 2007년 10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 2064포인트의 80% 수준이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말의 저점(938.75)에 비해서는 74% 가까이 급반등했다. 실물경제를 앞서가는 증시의 특성을 감안해도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증시의 회복은 전기 ·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덩치가 큰 대형 수출주들이 주도했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도약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분기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4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금은 70만원대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80만원 벽마저 돌파해 글로벌 위기 속에서 사상 최고 주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과 연초의 전 저점보다 주가가 두 배 이상 뛴 종목도 많다. 하이닉스가 5800원대에서 1만9000원대로 235% 뛰어올랐고 자동차주인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200% 이상씩 올랐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주가가 3배가량 치솟아 지난달에는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배로 뛰었고 LG화학도 지난 4월 12만원대였던 주가가 22만원대로 약 70% 상승했다. 우리금융(184%) KB금융(176%) 등 금융주들의 회복세도 뚜렷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은 "원 · 달러 환율이 하락세이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의 회복 속도가 둔화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감내하기 힘든 과도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시장도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국내 펀드상품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7일 기준으로 327조6771억원.지난해 5월 기록한 고점 362조1701억원의 90%에 육박한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WM(자산관리)리서치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이던 2007년 10월 말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꾸준히 적립했다면 현재 14% 이상의 수익이 난다"며 "배당수익 등을 고려하면 이미 원금을 회복한 상품들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도 전고점 돌파
부동산시장에서도 일부 '대장주'는 금융위기 이전의 전고점을 돌파했다. 올해 초부터 투자자금이 급속히 들어온 서울 강남권(강남구,서초구,송파구) 저층 재건축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눈부셨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내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3555만원을 기록해 종전(2007년 1월) 최고치인 3512만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4804만원으로 전고점인 4677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올랐다.
지난 1년간 각종 호재와 악재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요동쳤다. 금융위기 전 3.3㎡당 8306만원을 기록했던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59㎡는 지난해 12월 6056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8월 전고점을 돌파하고 현재는 시세가 8556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사이 3.3㎡당 집값이 2500만원이나 요동친 것이다. 이 외에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등이 3.3㎡당 가격이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모든 재건축 아파트가 전고점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시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아직도 2006년 전고점에 비해 1억원 정도 낮게 형성돼 있다. 8월 말까지 가격이 급등했던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역시 전고점 대비 96%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다가 최근 조금씩 떨어지는 분위기다.
주택시장 전반도 지난해 말 폭락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2008년 9월 대비 98.8%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서울지역 역시 전고점에 비해 0.9% 정도만 가격이 빠진 모습이다. 강남구(전고점 대비 -2.9%)와 서초구(-3.1%) 등 상승과 하락폭이 컸던 지역은 여전히 이전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재개발 등의 호재가 있었던 용산구와 중구 등은 전고점보다 1.2% 가격이 오른 모습이다.
문혜정/노경목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