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문대학원(MBA)에 진학하는 이유는 대부분 경력개발과 연봉상승을 위한 개인적 선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기업들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주요 대학 MBA에 위탁해 교육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기업의 성과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지속성장을 위해선 인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직원들에게 MBA교육을 시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 기업들은 일정수의 직원에게 MBA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있다. 더 나아가 특정 MBA와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는 핀란드 헬싱키경제대 경영대학원과 연계해 기업의 요구에 맞게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헬싱키경제대 EMBA-UM(Executive MBA in Utilities Management)' 과정은 1997년부터 한국전력공사의 과장 및 부장급 40여명을 대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STX그룹,㈜삼천리 등과도 협약을 맺고 MBA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KAIST는 최고경영자 대상 과정과 중견관리자 대상 과정으로 나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전략경영 마케팅 조직설계 고객관리 회계 등을 집중 학습토록 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의 경우 현대기아자동차 CJ그룹 현대중공업 기업은행 포스코 SK텔레콤 등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견관리자과정에는 제일모직 아주그룹 우리금융그룹 기업은행 한국금융지주 조흥은행 KT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직원들을 파견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연세대 상남경영원은 기업체 위탁교육 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개관 이후 현재까지 110여개 위탁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63%가 3년 이상 과정을 유지할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번 학기에도 금호그룹 동원그룹 신세계 웅진 KB금융지주 등 9개 기업이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연세대는 특히 기업 요구에 맞게 기간과 대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원그룹 계열 차장 · 부장급을 대상으로 하는 '동원-연세 집중 MBA 과정'과 웅진그룹 계열사 부장급을 대상으로 한 '웅진 미래경영자과정'은 10개월,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신세계SMBA과정'은 8개월,유진그룹 과장급에서 임원까지를 대상으로 한 '유진 MBA과정'은 2년간 진행된다. 국민은행 팀장급을 대상으로 한 'KB 금융MBA과정'은 6개월 동안 주 5일 전일제로 운영되는 과정이며,외환은행 팀장 및 지점장급을 위한 'KEB 금융MBA과정'은 5개월간 주 1회 전일 실시하는 단기 과정이다.

이 밖에 성균관대는 삼성화재,한양대는 SK텔레콤,중앙대는 삼성생명와 함께 위탁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 과정은 특정 기업과 연계된 것이어서 일반 학생들은 참여할 수 없다. 특정 기업의 니즈를 수용한 맞춤형 교육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MBA 과정 이후 각계각층으로 흩어지는 동기생과 쌓는 광범위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