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양의학에서는 남성형 탈모증에 미녹시딜이나 피나스테라이드 등을，스트레스성 원형탈모증에는 스테로이드 제제 등을 주로 써왔다. 그런데 이런 약제가 기대보다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모발의 뿌리 부분，즉 유두부와 기저부에 혈액과 영양이 공급돼야 머리카락이 자라나기 시작하는데 탈모가 오래 지속되면 모발의 뿌리 부분이 약해져 아무리 약을 써도 건강한 모발을 생성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밭에'약'을 치는 방법보다는 밭을 좋게 하는 방법，즉 좋은'비료'를 공급해 토양을 바꿔주는 방법에 상당히 주력한다. 영양분을 단순히 두피에 뿌려주거나 샴푸할 때 투입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주사하는 것만은 못하다.

'메조페시아'라고 일컬어지는 두피 메조 치료에 쓰이는 성분으로는 혈관확장제，모발 기질을 강화시키는 물질，아연 등 무기질류,비타민류,모발과 혈관의 내피 및 표피를 성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활성인자 등이 있다. 이들 성분을 모근에 주입하면 모발의 기질과 뿌리 부분이 강화돼 퇴화돼가던 뿌리 부분에서 새로운 모발이 생길 뿐만 아니라 가늘어진 모발이 두꺼워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원형탈모증은 6개월이 지나면 치료 전망이 밝지 않은 경우가 많고 스테로이드의 영향으로 모발이 나더라도 가늘어진 경우가 상당한데 이런 경우에도 보완적인 치료로 메조치료가 제격이다. 최근엔 세포면역증강 치료제로 밭(두피)의 환경을 변화시켜 치료하는 흥미로운 방법도 등장했다.

아쉬운 것은 메조 치료에 필요한 수용성 약제들의 대부분이 수입된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비료 성분을 충분히 구비할 수 있다면 굳이 장기간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좋아질텐데 말이다. 앞으로 모발 치료에는 약뿐만 아니라 비료를 주고 모발 성장 환경을 강화시키는 발상의 전환과 양면 협공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련피부과 원장(서울 논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