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업체인 청담러닝 주가가 최근 급반등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청담러닝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5개월 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 강사들이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서 전국 직영 및 프랜차이즈 학원이 휴원, 영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주가도 올들어 최저가인 1만5850원까지 추락했다. 이는 연중 최고가(3만4100원, 4월15일 종가기준)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이처럼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던 청담러닝 주가가 지난주부터 급반등했다. 무관심하던 기관이 1개월 만에 매수강도를 높이며 저가에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추락'

청담러닝은 현재 영어전문학원인 청담어학원과 에이프릴어학원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자회사(CDIA)를 설립한 뒤 원어민 강사를 직접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올해 원어민 강사가 많은 것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유행 바이러스 신종인플루엔자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 영업실적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실적악화를 반영해 주가도 연일 급락했고, 지난주에는 상장 이후 두 번째로 낮은 1만5000원대에서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역대 최저가는 지난해 금융위기때 기록한 1만4000원대다.

청담러닝은 신종인플루엔자가 확산되기 전까지만 해도 프랜차이즈 학원의 직영화 계획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 높은 수익성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정부의 영어 공교육 강화로 인해 교육업체 중 최대 수혜주로 꼽히기도 했다. 영어 말하기, 쓰기 분야에서 브랜드력과 자체 콘텐츠 개발 능력을 보유한 업체였기 때문이다.

◆기관이 최근 매수주체로 떠올라…사흘 연속 순매수

좀처럼 주가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청담러닝이 지난주 중반부터 갑자기 급반등하고 있다. 주가를 밀어올리는 매수주체는 바로 기관투자자. 시장에서는 기관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은 지난 23일부터 전날(25일)까지 사흘 연속 이 회사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총매수량은 약 4만9000주로, 7억6500만원 어치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가장 큰 매수 규모다.

기관의 '러브콜'에 힘입어 주가도 급상승 중이다. 지난 23일 전날대비 6% 이상 오른 채 장을 마친 뒤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올랐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주가상승률은 17%를 웃돈다.

청담러닝은 이날 장중 한때 1만9100원까지 올라 8월17일 이후 처음으로 1만9000원대 주가를 회복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청담러닝의 경우 연중 최고가보다 53% 이상 빠져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이 지속해서 매입하는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종플루 위험변수 사라지지 않았다"…투자유의 분석도 나와

아직까지 청담러닝에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신중론도 잇따른다. 신종인플루엔자 위험변수가 계속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현정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라는 위험변수가 사라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신종플루의 확산 가능성에 따라 2분기와 같은 자발적인 휴원을 조치하지 않더라도 부정적 외생변수가 잠재되어 있어 당분간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3분기말 기준으로 재학중인 학원생수(QC 제외)는 지난 1분기의 97% 수준일 것"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신종플루에 의한 직접적인 수요감소는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도 "청담러닝이 성장률을 회복하려면 학생수의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며 "신종플루 영향으로 2분기에 학원당 평균 학생수는 청담어학원이 전년대비 4.8%, 에이프릴어학원이 9.2% 각각 증가하는 것에 그쳐 다소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하반기 실적개선 가능성은 열어뒀다. 강 연구원은 "상반기에 비경상적으로 높은 판관비 지출로 인해 실적이 매우 저조했으나, 하반기에는 판관비가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귀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