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세계 소비는 저조하다. 악화되는 속도가 줄어 이제 회복을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정도다. 그런데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투자자들은 어디에 베팅을 하는 것일까.

지금 당장 구매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방안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 버블을 만들어 주는 것뿐이다. 버블은 부동산보다 주식에서 만들기 쉽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이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만들어야 하는 자산버블의 규모는 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여기에 베팅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버블은 언제부터 꺼지기 시작할까. 생산자 물가지수가 상승해 각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출구전략을 써야 하거나,경기회복 속도가 실망스러워 '정부가 버블을 만들어도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는 때다. 전자의 우려는 시기상조지만 후자 쪽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4분기 실적에 대해 투자자들은 어떤 기대를 갖고 있을까. 3분기까지는 원가절감 요인이 건재하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말까지는 편하게 갈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불안해질 수 있다. 원가절감 요인들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에 구입했던 원자재 재고가 사라지고 △경쟁할 처지가 못 돼 줄였던 마케팅 비용이 늘고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시설과 R&D 투자가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FTSE 선진시장으로 제 옷을 찾아 입은 데다 선진국들의 경기가 너무 안 좋아 한국은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세계증시의 거품 속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주가가 더 오른다 해도 추가수익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사시에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대형주를 선택해야 한다. 또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오래 묻어두는 것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