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민영 미디어렙 도입과 관련해 "1공영 1민영 미디어렙은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갖추는 데 적절하지 않고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민영 미디어렙과 관련한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1공영 1민영으로 규정해 놓으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문제가 되고 1민영이 또다시 독점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영 미디어렙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같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만들어 직접 광고영업을 하는 것으로 방송광고시장에도 경쟁체제가 도입된다는 것을 뜻한다. KOBACO는 지난 28년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판매 대행을 독점하면서 메이저 방송사의 광고에 시청률이 낮은 지역민방 및 종교방송의 광고를 끼워 파는 식으로 소규모 지역민방들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KOBACO의 독점을 규정한 방송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방통위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최 위원장이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도입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향후 방송광고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광고단가가 자율화되면서 MBC SBS 등의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시청률이 높은 이들 지상파방송으로 광고 쏠림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광고시장의 77%를 장악하고 있는 지상파(계열 PP포함)의 광고 장악력이 더욱 심화되는 반면 지역민방이나 종교방송,케이블방송채널(PP) 등 시청률이 낮은 방송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