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효과 없고 대형 M&A 경험 전무..배경에 관심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듦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2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효성이 유일하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섬유사업으로 출발해 중공업과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온 효성은 그동안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이닉스의 인수대상기업으로 거명될 때마다 강력히 부인했지만, 사업 다각화를 위한 포석으로 인수전에 전격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효성은 변압기, 전압기, 타이어코드 등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여서 반도체와는 거의 상관없다"며 "효성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액 인수보다는 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거의 없고,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인수자금의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천억원 정도로 평가되는 안양 공장부지 등을 매각할 수 있겠지만 부동산의 속성상 단기간에 팔기 어려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효성이 그동안 대형 인수합병(M&A)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데다 반도체의 경우 주기적 불황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를 둘러싼 난관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도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나선 것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삼성과 동업했다가 갈라선 인연 등으로 조석래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 미련이 컸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맞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수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어서 지금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경영진이 판단해서 제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