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자는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고문을 겸직하며 받은 자문료가 영리 목적이라는 데 동의하냐"는 최재성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이 계속해서 "예스24가 e러닝 전자상거래 구축 등 인터넷 사교육사업에 진출했는데 공교육이 사교육으로 간 거 아니냐"고 쏘아붙이자 정 후보자는 "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세종시 축소' 의혹 발언에 대한 질문에도 당당했다. 정 후보자는 "(그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 "(현재의 세종시 계획은) 국가 전체로 봐서 비효율이 있다고 생각한다" "(발언이 대통령과) 사전모의된 게 전혀 아니다"는 등의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행정도시 비효율을 해결할 대안이 뭔가,정말 정부부처를 옮겨야 된다고 보나"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정부가 약속했으면 어떻게든지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답변 중에 의원들이 자신의 말을 자르면 "김 의원님" "강 의원님" "최 의원님"이라고 부르며 끝까지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오후 질의응답 시간에 오전 답변내용을 반복하게 될 경우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물론 초반에는 정 후보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처음엔 움직임이 거의 없고 자세도 꼿꼿했지만 뒤로 갈수록 손동작이 늘어나거나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 흥분한 기색도 엿보였다. 자료 준비도 철저했다. 책상 위에 놓인 자료에는 형광색 포스트잇 수십장이 붙어 있었고 질문을 들을 땐 교수 출신답게 수시로 메모했다.
정 후보자의 답변은 거의 '인정하고 설명'하려는 식이었다. 미국 마이애미대 입학서류 병역기재란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적어야 할 것을 '병역면제'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그건 잘 몰라서 그렇게 적었는데 제가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군대에 가고 싶었고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유학이 끝나 돌아와 보니 이미 고령의 이유로 면제돼 있었다"며 병역기피 의혹은 강력 부인했다. 정 후보자가 당황했을 땐 다리를 떨거나 손동작이 커지기도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