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월급쟁이들은 해외 주재원을 꿈꾼다. 기회가 주어지면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고 싶다는 직장인이 10명 중 7명이나 된다. 그렇지만 해외 근무 기회를 얻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인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6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 주재원으로 나갈 의향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69.5%에 달했다. 상당수 직장인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직급별로는 차장급에서 특히 높았다. 차장급의 84.1%가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기를 희망했다. 회사 내 위치와 아이들 교육 등을 두루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장급에서도 75.8%가 해외 주재원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랐다. 반면 임원급(62.9%)과 사원급(60.9%)의 해외 주재원 희망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해외 주재원 희망자가 많지만 실제 해외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1.1%로 적었다. 직급별로는 부장급이 19.4%로 해외 근무 경험이 가장 많았다. 임원급은 14.3%를 기록했다. 사원급은 4.7%만이 해외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아직은 직급이 낮아 기회가 덜 주어진 결과다.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56.2%가 '어학능력'이라고 답했다. 해외에서 영업을 하려면 역시 현지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업무 능력'과 '본인의 강력한 의지'를 꼽은 사람도 각각 29.5%와 10.3%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내 인맥'을 주된 조건으로 지적한 사람은 3.5%에 불과했다.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기 위한 필수요건은 역시 능력과 의지라는 점을 대부분 직장인들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해외 주재원들은 복귀명령을 받으면 한국에 돌아올지,현지에 정착(이민)할지를 고민한다. 자녀교육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그렇다면 실제 해외 주재원 중 임기 후 현지에 남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직장인의 34.5%는 해외 주재원의 10% 이하만 현지에 정착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10~20%가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는 응답도 31.9%로 만만치 않았다. 이어서 △20~30% 21.2% △30~40% 5.8% △40~50% 3.4% 순이었다. 이로 미뤄 해외 근무를 나간 직장인 10명 중 2명 미만만 현지에 정착하고 8명 이상은 국내에 복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