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과 음식료 업종의 수혜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8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농심 CJ제일제당 등이 환율 하락세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증권사는 올해 예상 연평균 환율(1280원)이 100원 하락할 경우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인 3513억원보다 1305억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달러당 100원 떨어지면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37.2% 급증한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1065억원 영업적자가 예상되지만,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740억원의 영업이익이 생겨 적자 규모가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 항공사는 매출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인데,비용의 절반이 달러여서 환율이 떨어지면 비용 부담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말 기준 달러부채가 대한항공은 57억1850만달러,아시아나항공은 11억4500만달러에 달해 대규모 외화환산이익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대한항공엔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15.78% 뛰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까지 나흘째 상승하는 등 9월에 7.31% 올랐다. 이는 이달 코스피지수 상승률(6.77%)을 웃도는 것이다.

또 농심과 CJ제일제당은 달러로 사는 원재료 규모가 제품 수출 규모보다 크기 때문에 환율 하락의 수혜를 누린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제로 2004년 이후 환율 흐름과 음식료업종지수가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내리면 지수가 오르고,환율이 상승하면 지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강했다는 의미다.

농심과 CJ제일제당에도 환율 수혜를 겨냥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두 종목을 이달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했다. 농심과 CJ제일제당의 이달 상승률은 각각 9.07%와 16.16%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원재료 수입이 많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주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환율 100원 하락 시 종목별로 6.3~41.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전력 온미디어 한국제지 등도 환율 하락 수혜주로 꼽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