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걷던 행인이 코끼리가 던진 돌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15일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 따르면 동대문 모 병원에서 타박상을 치료 중인 김모씨(48 · 여)가 "어린이대공원을 걷다가 코끼리가 코로 던진 돌에 맞아 머리를 다쳤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코끼리 구경을 한 뒤 뒤돌아서 사자우리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김씨는 '퍽'하는 소리와 함께 뒷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 김씨는"깨 보니 어른 주먹만한 돌멩이 두 개가 떨어져 있었고,돌이 날아온 쪽을 봤더니 코끼리가 우리 안쪽에서 의기양양하게 코를 말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김씨는"주위를 아무리 봐도 돌을 던질 만한 사람이 없었다"며 "돌을 던졌다면 코끼리가 범인일 수밖에 없으며 공원 측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했으나 화면이 인근 호랑이 우리 쪽으로 치우쳐져 사고 현장이 기록되지 않았다"며 "김씨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 없어 현재로선 형사 입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