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4일 "수출주들이 최근 급등세로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에 직면, 투자자들로서는 덜 올랐던 업종들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거세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하락과 맞물려 수출주들은 한동안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주 화학, 철강업종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이런 움직임이 이미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7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11일 1221.80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지난 8월 4일 기록한 직전 저점 1218.0원을 하향 돌파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수출주들이 환율 하락 여파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주 수출주들은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주간 단위 3%대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LG전자가 9%, LG디스플레이가 7%, 현대차가 4%, 기아차가 3% 하락하는 등 이외의 수출주들은 일제 약세를 보였다.
한국증권 경제팀에서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거의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낮춘데다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가 여타 주요국 통화 리보 금리 보다 낮아 싼 비용으로 달러를 차입할 수 있게 되어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달러 약세가 지속 진행되면서 8월 초 97엔대에서 지난 주말 90엔대까지 하락했고 달러화 지수도 07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증권은 원·달러 환율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 등으로 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미국 금리인상 및 경기회복 모멘텀(계기) 등으로 달러 강세 요인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 주는 원·달러 환율이 직전 저점 1218원 밑으로 추가 하락할 경우 수출주들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주 목요일 금통위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계하며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만큼 단기적으로 원화 추가 강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증권은 "이번 주는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과 함께 전기가스, 유통 등 유틸리티와 내수주가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코스피 지수는 IT와 자동차 업종 조정에도 불구하고 고점을 점차 높여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