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밀러는 성인이 되면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병을 타고났다. 그의 삼촌 세 명도 그랬는데 한 명은 실명한 뒤 폐인처럼 변했고 두 명은 시력을 잃고도 성공한 사람이 됐다. 그는 처음부터 큰 포부를 갖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돈도 벌고 결혼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레코드 제작자의 길을 걸으며 야망을 하나씩 실현했고 지팡이나 안내견에 의존하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어릴 때부터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보다 더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할 줄 알았으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발견한 덕분이다. 지금도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하는데 도와주시겠어요?"라고 말을 거는 밀러를 만날 수 있다.

'비즈니스 심리학'의 대가 주디스 조이스가 《심리학,성공의 비밀을 말하다》에서 들려주는 실화다. 그는 심리학의 영역을 성공학으로 넓히면서 '게슈탈트 심리학'의 묘미가 얼마나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지 일깨운다.

게슈탈트심리학은 심리학의 주류파였던 연합주의의 '요소관'에 대립해 '전체관 · 형태성'을 중시하는 학설.문제해결에서 상황의 해석을 중시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의 지적 배경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 될 수 있다는 것.따라서 특정 상황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해석이란 있을 수 없지만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실에 가깝게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게 이 학설의 요지다.

실제로 게슈탈트 심리상담자였던 그는 이를 바탕으로 '행복한 성공'의 3대 요건을 '안정 · 도전 · 성취'로 요약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곧 성공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자료로 뒷받침한다. 그는 또 성공하는 사람들의 5가지 원칙과 7가지 습관도 제시한다. 5가지 원칙은 '자신의 스타일을 알고,중압감을 파악하라,인생의 재조정 단계를 활용하라,재능을 발견하고,자기 욕구를 중요하게 여겨라'는 것이다. 7가지 습관은 '책임을 지고,대인관계를 쌓으며,변화를 수용하라,기회를 추구하고,열정적이며,늘 깨어 있고,집중하라'로 압축된다.

특히 '인생의 재조정 단계란 자신의 핵심 재능을 발견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그 재능을 잘 활용하게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불안정기와 재능이 잠자고 있는 부화기,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는 개화기를 거쳐 성공을 추구하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일단 하나의 목표가 성취되면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그 전 과정이 다시 시작된다. 인생의 재조정 단계는 사람들을 점차 높은 곳으로 이끌어 전체적으로 정상을 향하는 모양을 한다. '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학은 사회적 성공만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인생의 본질적 가치를 일깨운다는 점에서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나 새내기 직장인,인생의 변곡점을 지나는 중년들에게도 특별한 '생각거리'를 선사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