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조찬을 겸해 가진 회동은 당 · 청 간 원활한 소통 및 화합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상견례 형식이었지만 정 대표 취임 하루만에 회동이 이뤄졌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정치권에 주문사항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당적'의미는

회동은 오전 7시30분부터 조찬을 겸해 1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당 대표는 만능스포츠맨 아닌가. 당이 젊어보인다"고 덕담을 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이 전자칩 형태로 새로 제작된 1번 당원증(사진)을 전달하면서 "당비를 계속 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20분간 독대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일은 초당적으로 할 테니까 이해해달라"고 강조해 주목된다.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국정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정기국회에서 각종 법안들의 통과를 위해 대야 관계에도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야당 의원들도 특사로 활용해 국정운영에 동참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월 재 · 보선과 관련해선 "선거 얘기를 자꾸하면 서민들로서는 짜증이 난다.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너무 띄울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전방위 소통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오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방심하지 않고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한 후 "이번 정기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 의원들과 만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다녀온 박근혜 전 대표와 다음 주 중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사 방문 보고 형식이지만 정치 현안과 관련해 비중 있는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박 전 대표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통합 · 화합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큰 의미를 가진 만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