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한다. 금속노조 쌍용차 조합원들은 8일 평택공장과 창원공장,각 지역 AS지회별로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73.1%란 압도적 지지로 가결시켰다.

전체 조합원 3508명 중 2642명이 참여,1931명이 찬성했으며 반대 264명,기권 436명,무효 11명이었다. 쌍용차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규약 변경 안건이어서 재적인원 과반수 투표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쌍용차 노조는 "금속노조 지역지부로 돼 있어 조직별 탈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역지부에서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내용의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탈퇴를 성사시켰다. 쌍용차 노조는 집행부 구성과 노동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민주노총과 공식 결별하게 된다.

이날 함께 상정된 '차기 노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건'은 찬성 2077명,반대 549명,무효 5명으로 78.6%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쌍용차 노조는 현 집행부를 해산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새 집행부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

완성차 업체가 민주노총 탈퇴를 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성차 4사 노조는 민주노총의 최대 핵심 조직으로 꼽혀온 만큼 이번 쌍용차 노조의 탈퇴로 민주노총 지지 기반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노조들도 금속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동반 탈퇴 움직임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77일간의 옥쇄파업 기간에 회사가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 민주노총에 대한 염증이 깊어진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은 "쌍용차 노조 총회 개최에 절차상 법적 하자가 있다"며 "총회 효력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강경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경봉/평택=조재길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