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 한국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까지 국내에서 15종 안팎의 하이브리드카 판매에 나선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등 단 6종에 불과한 지금보다 2.5배 많아지는 셈이다.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지금은 친환경차 도입단계"

현대차가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카는 총 1011대에 불과했다. 전달(1034대)과 비슷한 수준으로,아반떼 전체 판매량(9168대)의 11% 수준이다. 기아차가 이번 달부터 출고를 개시한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 역시 2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조만간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란 잘못된 소문이 퍼진데다 노조와의 생산협의도 차질을 빚어 출고량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아반떼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국내 첫 하이브리드카다. 공인연비는 17.8㎞/ℓ,가격은 2200만~2500만원이다.

혼다 코리아가 판매 중인 1300cc급 시빅 하이브리드 판매도 신통치 않다. 국내 최고연비(23.2㎞/ℓ)를 내지만,높은 가격(3800만원) 탓에 지난달 14대 팔리는 데 머물렀다. 올 1~8월 판매량도 일반 시빅(432대)의 25%인 107대에 불과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3인방' 중 가장 인기가 있는 모델인 RX450h도 지난달 17대만 판매됐다.

◆프리우스 · 쏘나타 하이브리드 '관심'

하이브리드카 시장 개막은 지금부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핵심 모델들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달 말 S400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도입한다. 지난 6월 말 유럽시장에 선보인 벤츠의 첫 하이브리드카다. 가격은 1억7000만원 안팎이다.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끌 모델은 한국도요타가 다음 달 20일 내놓을 프리우스다. 일본 기준 38㎞/ℓ의 최고 연비를 내는 3세대 모델로,일본과 미국에선 물량이 달릴 정도다. 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이다. 도요타가 같은 시기에 내놓을 중형 세단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태풍의 눈'이다. 한 병행수입업체가 인정받은 국내 연비는 ℓ당 17.5㎞다.

업계 관계자는 "캠리 하이브리드는 쏘나타와 그랜저 등 국산차 소비자를 파고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엔 더 많은 하이브리드카가 선보인다. BMW 코리아가 내년 여름 7시리즈와 X6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놓는 데 이어 혼다 코리아와 볼보 코리아 역시 인사이트와 V7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를 각각 검토하고 있다.

'터줏대감'인 현대 · 기아차는 중형급 하이브리드카를 내년 말 추가로 내놓는다. 신형 쏘나타 및 로체 차체에 전기모터의 힘 만으로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을 계획이다. 내년 가을 미국시장에 먼저 수출한 후 국내 판매를 개시한다.

한편 정부는 과천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예산으로 지급할 친환경차 보조금 외에 추가 지원책은 없다고 확인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최대 310만원의 세제혜택 외에 어떤 보조금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