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 상환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블루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도 작년 8월 이후 최대로 늘어나는 등 신규 발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기초자산의 주가가 한번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증권업계와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ELS 조기 상환은 158건(공모기준)으로 2003년 2월 국내에 ELS가 첫 출시된 이후 월별로는 가장 많았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에만 27건이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했으며 한국투자증권(27건) 삼성증권(24건) 동양종금증권(16건) 등도 잇달아 조기 상환에 나섰다.



이처럼 조기 상환이 크게 늘어난 것은 ELS 누적 발행이 많은 상황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조기 상환된 ELS의 평균 수익률은 13.0%에 달했으며 최대 연 40%에 이르는 ELS까지 나왔다.

한국전력과 현대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우리투자증권 ELS 2893회'는 지난달 18일 연 40%의 수익률이 확정됐다. 발행 후 6개월 만인 첫 번째 조기 상환일에 이들 종목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보다 85% 이상인 상태에서 거래를 마친 결과다. '대신 ELS 762호'와 '미래에셋 ELS 638회''한화스마트 ELS 99호' 등도 30%대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비해 원금보장형 중 기대수익률이 낮은 일부 ELS는 연 9% 수준에서 수익률이 결정된 것도 있다.

이달 첫주에도 18건이 조기 상환되는 등 9월 들어서도 조기 상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초자산은 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기아차 LG전자 신한지주 한국전력 삼성전자 등의 블루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기 상환된 원리금이 재투자로 이어지면서 지난달 ELS 발행도 호조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ELS 발행 건수(공모 기준)는 사상최대인 210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모를 합친 전체 ELS 발행 규모도 1조3700억원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1조원대 발행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8월 1조6000억원이 발행된 이후 최대 규모다.

변종기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영업팀 차장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ELS로 인해 큰 폭의 손실을 본 기억이 아직 남아 있지만 최근에는 조기 상환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재가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LS는 증시가 소폭 하락할 경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반적인 6개월 조기 상환 스텝다운형의 경우 기초자산의 주가가 발행 후 6개월마다 85,80,75,70%까지 하락해도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번 주에도 ELS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10일까지 한국전력과 현대차,두산인프라코어와 우리금융지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기상환형 ELS 2종을 판매한다. 현대증권도 KT&G와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대히어로 ELS 390호' 등 원금비보장형 2종을 9일까지 공모하며 한화증권은 원금에 최소 2%의 수익을 보장하는 '한화스마트ELS 170호'를 10일까지 판매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금보장형 ELS는 기대수익률이 낮게 출시되며 원금비보장형의 경우엔 기대수익률이 높은 반면 손실도 클 수 있다는 점을 유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