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김장철이 다가오면 엄마들은 고민에 빠진다. 김치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해 두고 먹으면 사철내내 '아삭'한 김치맛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엄마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살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김장철을 앞두고 100여가지가 넘는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터라 '뭘 사야 할까'의 문제가 엄마들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스탠드냐 뚜껑식이냐

일 단계.지갑을 들고 전자제품 매장에 가본 사람들은 안다. 김치냉장고가 모양새에 따라 회사마다 수십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처음 김치냉장고를 사려는 사람들은 일반 냉장고와 비슷한 스탠드형 제품을 살 것인지,아니면 '뚜껑식'으로 불리는 기존 김치 냉장고를 살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김치냉장고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따라 제품 선택을 달리해야 한다. 스탠드형은 냉장고와 비슷해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인 제품이다. 뚜껑식 제품보다 비싼 것은 당연지사.뒷베란다 같이 안 보이는 데 놓을 요량이라면 아무래도 뚜껑식이 적합하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가격이다. 스탠드형은 2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제품들이 많다. 반면 뚜껑식은 60만~70만원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가격대에 따라 선택폭이 크다. 예산에 맞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군을 먼저 고르는 것이 현명한 쇼핑법이다.

활용처 따라 용량 달리해야

이 단계.이번에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요즘은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가 먹는 사람들이 드물다. 대신 김치냉장고를 쌀과 과일을 보관하거나 고기를 얼려 보관하는 제2의 냉장고로 사용하기도 한다. 김치냉장고의 용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 용량과 김치냉장고에 들어가는 실용량은 조금 다르게 표기된다. 김치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는 김치용기에 얼마나 담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실용량이다. 그래서 스탠드형이 무조건 많이 들어가겠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일 수 있다. 뚜껑식도 실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스탠드형만큼 용량이 나오는 제품들이 있다.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부가 기능이다. 스탠드형에는 홈바가 달려 있어 자주 꺼내먹는 음식을 넣어 두고 냉장고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냉동 기능을 갖고 있는 제품(스탠드형 뚜껑식 공통)의 경우에는 냉동고를 따로 사지 않고도 육류와 생선 등을 얼려 보관할 수 있다.

회사마다 다른 강조점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어느 회사의 제품을 사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김치냉장고의 원조는 위니아 만도다. 그래서 위니아의 딤채 모델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 또 스탠드형을 고르는 주부들 사이에선 LG전자 제품이 인기다. LG전자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스탠드형 제품을 내놓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삼성전자 제품이다. 머리 아프다고 할 만하겠지만 여기서 얻을 정보는 하나다. 각 사 제품이 막상막하라는 것.다시 말해 어느 제품을 골라도 마음 상할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알아둘 것은 회사마다 강조하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제품을 들여다보자.'지펠 아삭'으로 브랜드명을 바꾼 2010년형 신제품은 온도유지 성능에 신경을 많이 썼다. 칸별 독립냉각 방식에 홈바에도 냉기가 나오도록 쿨링커버를 달았다. LG전자는 대형 수박이나 케이크와 같은 다양한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프리박스'를 달아 편의성을 높였다. 또 김치냉장고를 냉장 · 냉동 · 육류 · 생선 전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 위니아 만도는 김치 상태에 따라 저장 온도와 시간을 스스로 조절해 김치를 맞춤 숙성하는 방식을 채택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