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게임 급성장…한국산이 휩쓴다

북미 게임전시회 'PAX2009' '길드워2'등 한국제품 인기

미국 게임시장이 변하고 있다. 게임시장을 주도했던 콘솔(비디오) 게임시장은 정체상태다. 반면 온라인게임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6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폐막된 북미 최대 콘솔게임 전시회인 'PAX2009'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참여업체 70여개 중 절반이 온라인게임업체였다. 한국의 엔씨소프트는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려 놓고 관람객들을 유혹했다. 미국 온라인게임업체 블리자드는 대작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디아블로3'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넥슨 등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업체들도 전시회에 참가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에 온라인게임 탄력

지금까지 미국 게임시장은 별도의 조작 도구를 갖고 하는 콘솔(비디오)게임이 주도했다. 전체 시장의 62%를 차지할 정도다. 온라인게임 비중은 4%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게임조사업체 NP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국 콘솔게임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나 감소했다. 내년에도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비해 작년 16억달러였던 온라인게임시장은 올해 19억달러,내년 22억달러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온라인게임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불황 탓에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온라인게임을 찾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2007년 50%를 넘어선 뒤 올해 61%까지 상승했다. 그만큼 온라인게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 10대 온라인게임 중 6개 한국산

이처럼 미국 온라인 게임시장이 커지면서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AX2009 전시회 관람을 위해 뉴욕에서 왔다는 사라 크레인씨는 "길드워2의 동영상을 보려고 여기까지 왔다"며 "한국 게임은 그래픽이 뛰어나고 네트워크를 통한 재미 요소가 많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10대 온라인게임 중 한국산 게임은 2위에 오른 길드워,실크로드(3위),메이플스토리(5위),이브온라인(6위),카발온라인(7위),아틀란티카(10위) 등 6개에 달한다.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올 하반기 잇따라 대작 게임을 선보이며 미국에서 블리자드가 구축한 WOW의 아성을 뛰어넘을 태세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에 이어 내년 초 시티오브히어로의 새 버전을 내놓는다. 넥슨 역시 중국에서 동시접속자수 200만명으로 대박을 친 던전앤파이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넥슨은 올 연말,내년 초에 2개의 게임을 추가로 선보인다. NHN은 헉슬리를 앞세워 하반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시애틀(미국)=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