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펀드가 꿈틀대고 있다. 신흥국가에서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선진국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유럽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7.46%로 러시아펀드를 제외하면 해외지역 투자펀드 중에서 가장 높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 펀드도 3.24%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0.89%로 저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유럽과 북미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13.38%,10.36%로 80%에 육박한 브라질펀드나 70%에 가까운 러시아펀드에 훨씬 뒤질 뿐 아니라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41.25%)에도 크게 못 미치지만 최근 들어 수익 회복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선진국 펀드의 최근 강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선진국 시장에도 경기 회복 국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팀장은 "7월 신규 및 기존 주택매매지표가 증가세로 전환했고,주택가격 하락세도 멈추고 상승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며 "신규 실업수당 신청 및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개인 소비 여력도 커지는 지표가 나오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 증시에 최근 글로벌 펀드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선진국펀드의 강세 원인으로 꼽힌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주(20~26일) 미국 관련 펀드로 47억7500만달러가 순유입된 것을 비롯해 서유럽 관련 펀드로도 3억8200만달러가 유입되는 등 선진국 관련 펀드로 총 64억4800만달러가 흘러 들어왔다. 특히 서유럽펀드로는 6주째 자금 유입세가 진행 중이며 미국 관련 펀드도 최근 5주 가운데 한주를 빼고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오대정 팀장은 "선진국 시장에선 일본을 제외하고 유럽과 미국 증시가 최근 10년간 주가가 가장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국내 주식형펀드를 보유 중이라면 분산투자 측면에서 정보가 많은 미국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한다면 환헤지형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