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이 최근 서울시에 대부업 등록을 신청했다. 대부업은 사업을 위한 인 · 허가를 받을 필요없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되기 때문에 롯데쇼핑은 이변이 없는 한 대부업체로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이 대부업 등록을 신청한 까닭은 베트남 진출과 관련돼 있다. 지난해 12월 호찌민에 롯데마트를 열었고 2013년에는 하노이에 롯데백화점을 개장하는 등 대형 유통복합단지(콤플렉스)를 베트남에 지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도 동반 진출시켜 현지에서 신용카드 업무를 통한 유통과 금융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금융당국은 외국 회사의 경우 금융업을 하는 자산 10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의 업체에 대해서만 자국 내 금융업 허가를 내주고 있다. 롯데카드는 자산이 4조원 정도여서 해당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가 지난 6월 말 기준 13조7000억원인 롯데쇼핑이 대신 나서 서울시에 대부업 등록을 하게 된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서울시에 대부업 등록을 신청한 것은 오로지 베트남 진출을 위한 것이며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경제가 발전하면 신용카드 발급 등 여러 가지 금융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베트남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백화점 멤버십 카드 발급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