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상장사 주식지분 평가액이 4조원이 넘는 주식 거부가 2명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5일 재계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1781개 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전날 종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주식지분 평가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전 회장의 평가액은 4조1287억원이었고, 정몽구 회장은 4조69억원을 기록했다.

재벌닷컴은 두 주식거부의 탄생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가 급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45만1000원에서 이날 78만3000원으로 73% 올랐고, 현대자동차도 3만9500원에서 10만7500원으로 172%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었던 2007년 10월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주식지분 평가액이 4조2350억원을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동시에 2명이 '4조 클럽'에 가입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주식지분 평가액은 1조7148억원으로 이 전 회장과 정 회장에 뒤를 이어 3위였다. 정몽준 의원이 1조6010억원으로 4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조4186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조2981억원)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1조2680억원),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1조2557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1조484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1조453억원) 등이 각각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외에도 이건희 전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8480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8216억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7708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7480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72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